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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떠나는 인파로 붐비는 인천공항 출국장. 최근 원·엔 환율이 1000원을 돌파했음에도 일본 등 해외여행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다. 연합뉴스 |
“환율이 1000원을 넘었는데도 일본 여행이 왜 이렇게 싸죠?”
지난달 도쿄로 3박 4일 가족여행을 다녀온 직장인 김민수(38)씨는 “물가도 예전 그대로고, 저가 항공권만 잘 잡으면 여전히 가성비는 최고”라며 웃었다.
실제로 엔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은 늘었고, 소비는 더욱 전략적으로 변하고 있다.
16일 한국관광공사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33만125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1만4522명)보다 5.3% 늘어난 수치다.
이는 일본 방문 한국인 수가 코로나 이전 수준(2019년 2월 60만1000명)의 절반 이상으로 회복된 것이다.
하지만 소비 트렌드는 달라졌다.
한국인이 일본에서 카드로 쓴 금액은 2275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8% 감소했다.
1인당 환전액도 평균 16만1000원에서 12만4000원으로 줄었다.
환율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 2월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916.58원으로, 전년(942.91원)보다 다소 낮았지만 최근 1000원을 돌파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일본 여행을 가는 사람 자체는 많지만, 환전액은 소폭 줄거나 동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최근 100엔당 1000원을 넘긴 상황에서 여행객들이 쇼핑 대신 식사 위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면서 “편의점, 숙소, 교통 중심의 지출은 유지되지만 면세점, 백화점 소비는 예년보다 둔화됐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인의 방한 수요도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2월 한 달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16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8% 증가했다.
이들이 한국에서 카드로 사용한 금액은 102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2% 늘었다.
엔화 강세와 무관하게 일본인 소비는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한국은 여전히 일본 여행 1위 국가”라며 “다만 환율·소비심리 등을 고려한 상품 기획과 지역별 분산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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