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1년4개월만에 불송치 결정
'최정우 영입' 김경한 글로벌통상정책팀장 역할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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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이달 초 호주 세넥스에너지를 방문하며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섰다. /포스코그룹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호화 이사회 논란이 '혐의없음'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 취임 초부터 부담으로 작용한 이사회 의혹을 털어낸 장 회장은 글로벌 통상전쟁 등 국내외 위기 극복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달 초 업무상 배임 혐의 등을 받는 장 회장과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 박희재 전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 위원장 등에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다.
이사회 논란은 지난 2023년 12월 한 시민단체가 최 전 회장 등을 형사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단체는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이사회와 2023년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이사회 과정에서 회삿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등 '호화 이사회'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중국 베이징 이사회와 관련해서는 하루짜리 이사회를 명목으로 전세기를 이용해 7일 동안 백두산 일대 등을 여행하며 7억~8억원이 들었으며, 이를 자회사인 포스코차이나가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피고발인에는 최 전 회장뿐만 아니라 회장 후보였던 장 회장과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후추위 위원장인 박희재 서울대 교수 등이 포함됐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에 대해 과거 활동이 독립적이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밝히기도 했다.
후추위는 "이사회 중 비용이 과다하게 사용됐다고 하는 문제 제기와 관련해 심심한 유감을 표명한다. 비판하는 취지를 겸허하게 수용해 앞으로 더욱 신중할 것을 다짐한다"라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더욱 자중하며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서울 수서경찰서를 거쳐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가 맡았다. 당초 임기가 2025년 3월까지였던 박 전 위원장은 장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한 직후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에서 물러났다.
경찰은 최 전 회장 등이 2020년 3월 포스코 주식 1만9209주(약 32억원)를 매입한 것과 관련해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에 따른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도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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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달 초 업무상 배임 혐의 등 받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과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 등에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다./포스코그룹 |
불송치 결정으로 장 회장은 사법 리스크에서 자유롭게 됐다. 다만 그룹 차원에서 쌍두마차로 진행 중인 철강 사업과 이차전지소재 사업 상황이 녹록지 않다. 여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전쟁도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응하고자 회장 직속으로 '글로벌통상정책팀'을 신설했다. 팀장으로는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 통상전략과장 출신 김경한 포스코홀딩스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을 선임했다. 김 본부장은 최 전 회장 시절 포스코 무역통상실장으로 영입됐다.
장 회장은 지난해 12월 이시우 포스코 사장 등에 경질성 인사를 단행하고 이희근 설비강건화TF팀장 부사장을 후임으로 앉히는 등 이른바 '최정우 라인'을 교체한 바 있다. 최 전 회장 영입 인물인 김 본부장은 글로벌 통상전쟁 속 전공을 살려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한 셈이다.
포스코그룹은 트럼프 2기 대응 전략으로 현대자동차그룹과 합종연횡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58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그룹은 현대제철 미국 제철소에 지분 투자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그룹 측은 포스코노동조합에 "글로벌 보호 무역 기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다양한 옵션 중 하나로 현대제철과의 공조를 검토하고 있다. 구체화한 것은 없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장 회장은 당장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선 상황이다. 장 회장은 지난 7일부터 사흘간 호주를 방문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상반기 정기회의에서 저탄소 공정 분야 협회 차원 글로벌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 회장은 지난해 10월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은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 소속 JSW스틸 자얀트 아차리야 사장과 정기회의에서 회동했다. 중국 하강그룹 리우지엔 동사장(대표)와도 만났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장 회장은 한국·호주 경제협력위원장으로서 광물, 에너지 등 전통적인 자원 분야를 넘어 미래 사업 분야까지 양국 긴밀한 경제 협력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