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에 '시공사 유지 호소' 영상 배포
김보현 대표 "이름 걸고 최고의 결과 약속"
"교체시 2700억 손해 및 2년 이상 사업지연"
![]() |
대우건설은 지난 16일 한남2구역 조합에 '대우건설의 진심'이라는 동영상을 배포했다. 김보현 대표이사는 "믿고 맡겨주신다면 최고의 결과로 조합원님께 보답드릴 것을 대표이사 김보현 이름을 걸고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동영상 캡처 |
[더팩트|황준익 기자] 대우건설이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는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의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특히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자신의 이름까지 걸며 시공사 유지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16일 한남2구역 조합에 '대우건설의 진심'이라는 동영상을 배포했다. 동영상에는 대우건설이 그동안 한남2구역에 쏟은 노력과 열정,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이 담겼다.
한남2구역 조합은 현재 시공사 교체를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조합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통해 '대우건설 시공자 지위 재재신임 총회상정 심의의 건'을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후 오는 27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원들에게 대우건설의 시공자 지위 유지 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대우건설이 수주 당시 공약한 내용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대우건설은 2022년 11월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됐다. 수주 당시 '118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고도 제한을 90m에서 118m로 완화하고 층수는 기존 14층에서 21층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구역을 가로지르는 관통도로 폐지도 공약했다. 이 프로젝트는 롯데건설을 따돌리고 시공사로 선정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후 진척이 없었고 이듬해 9월 조합은 대우건설 재신임 총회를 열었다. 대우건설은 1년 유예기간을 요청했고 재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118 프로젝트는 현실화되지 못했다. 서울시가 고도 완화와 관통도로 폐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다. 조합은 118 프로젝트에 책임을 물어 시공사 교체에 나선 것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재신임 당시 △블록 통합 △용적률 상향 △추가 용적률 △스카이브릿지 조성 △고도제한 완화 등 다섯 가지의 재정비촉진계획변경을 약속했다. 다만 대우건설은 고도제한 완화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선 대우건설은 관통도로 폐지가 어려운 상황에서 2·3블록 통합의 경우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대형 통합 커뮤니티 및 지하 주차장 통합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적률의 경우 기존 195.2%에서 199.06%의 증가를 예상하고 추가 용적률도 220% 이상 달성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스카이브릿지 설계 검토도 완료됐다고 밝혔다.
![]() |
한남2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500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31개동 1537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진은 한남2구역 재개발 조감도. /한남2구역 재개발 조합 |
대우건설은 시공사 교체시 발생하는 손실도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시공사 교체시 신규 시공사 계약까지 최소 1년 6개월이 소요된다"며 "대우건설을 유지하면 올해 이주 개시가 가능하지만 교체시 관리처분인가총회를 다시 개최해야 하는 등 이주까지 2년 인상 지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사비 2015억원(1년 6개월 지연), 금융비 503억원(브릿지론 지연배상금), 인허가 용역비 180억원 등 최소 2698억원의 금전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 대우건설 측 주장이다.
영상에는 김 대표도 등장하며 한남2구역 조합에 시공사 유지를 적극 호소했다. 김 대표는 "이주비 LTV 150%, 최소 이주비 10억원 등 최고의 이주비 조건을 통한 신속한 이주를 시작으로 지연없이 빠르게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를 짓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믿고 맡겨주신다면 최고의 결과로 조합원님께 보답드릴 것을 대표이사 김보현 이름을 걸고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한남2구역 조합원들은 시공사 유지와 교체 양쪽으로 갈라섰다. 조합장은 "서울시 의견청취 결과 118고도완화, 스카이브릿지, 계획도로 변경 등이 모두 불가한 것으로 판명돼 대우건설의 시공자 지위를 총회에서 결정하게 됐다"며 "대우건설과의 계약 해지시 탑티어 시공사가 참여할 것을 확신한다. 조합장직을 걸고 책임지겠다"고 조합원들에게 당부했다.
시공사 교체를 주장하는 한 조합원은 "대우건설이 지킨 약속이 하나도 없다"며 "기업은 신용인데 신용이 없는 기업은 오래갈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유지를 원하는 한 조합원은 "교체시 조합원들의 금전적 손해가 예상되는데 이를 어떻게 책임질거냐"며 "핵심인 탑티어 시공사도 어떻게 유치할 것이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시공사 교체시 사업 지연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한남2구역은 지난해 말 용산구청에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했다. 용산구청은 현재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용산구청은 시공사 교체시 다시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시공사 유지를 통해 오는 6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올해 하반기 이주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한남2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500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31개동 1537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plusi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