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리브랜딩' 효과에 매출·영업익 전년비 증가
엔제리너스는 가맹점 줄고 크리스피크림 도넛 관심도 떨어져
롯데GRS가 실적 회복세에 힘입어 7년 만에 '1조 클럽' 재가입을 앞두고 있다. /롯데리아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차우철 대표가 운영하는 롯데GRS가 실적 회복세에 힘입어 7년 만에 '1조 클럽' 재가입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핵심 브랜드인 롯데리아를 제외하고 나머지 브랜드들의 성적은 여전히 부진해 극복해야 할 과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GRS은 지난해 매출 9954억원, 영업이익 3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7%, 87.9%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1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배 가량 늘었다.
롯데GRS는 롯데그룹의 외식서비스 계열사로 현재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 도넛, 플레이팅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롯데리아의 매출이 7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브랜드들의 각각 매출은 현재 공개되지 않았다.
롯데GRS의 실적 개선 배경에는 롯데리아의 '신제품 전략'이 있다. 지난해 왕돈까스버거, 전주비빔라이스, 오징어 얼라이브 버거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여기에 올해 초 선보인 '나폴리 맛피아 모짜렐라' 역시 인기몰이에 성공해 올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폴리 맛피아 모짜렐라'는 내부 목표량 2배를 훌쩍 넘겼으며 일시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여기에 매장 수익성 강화를 위한 '리노베이션 전략'도 주효했다. 매장 성향에 따라 패티 조리 자동화 로봇 '알파그릴'을 도입하고 크리스피크림 도넛과 복합매장을 여는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구로디지털역점은 지난해 11월 기준 객수 약 13%, 매출 약 10% 증가했으며 신림역점은 객수 25%, 매출 22% 증가했다. 현재 롯데리아는 13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 |
엔제리너스는 5년새 165곳이 문을 닫았다. 광주의 한 엔제리너스 매장이 폐점 후 공사에 들어간 모습이다. /독자 제공 |
그러나 문제는 롯데리아 외 다른 브랜드는 특별한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것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의 경우 오히려 폐점률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449점이었던 엔제리너스는 △2022년 412점 △2023년 376점 △2024년 297점으로 줄어들었으며 올해 284점이다. 5년 새 매장 165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특히 홍대점, 대전 시청점, 광주 유스퀘어점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엔제리너스는 2000년대 초반 롯데가 론칭한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로 당시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와 함께 국대 3대 커피숍으로 꼽혔다. 그러나 수년간 브랜드 리뉴얼과 신제품 개발 등에 소극적이었고 MZ세대 소비자들과 접점 확보에도 실패했다.
게다가 국내 커피 시장 자체가 포화되고 메가커피·컴포즈·빽다방 등 저가 커피브랜드가 인기를 끌자 경쟁력이 더욱 악화됐다. 이에 엔제리너스가 맛과 분위기, 브랜드 정체성에서 뚜렷한 강점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엔제리너스는 최근 종근당과 협약해 '헬스 앤 웰니스(Health & Wellness)'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배우 이준혁을 새롭게 모델로 발탁하는 등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롯데GRS 관계자는 "매장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리브랜딩을 추진하며 체질 개선 중"이라며 "점당 매출이 중요하기에 기존 매장을 리브랜딩하고 베이커리 특화점포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피크림 도넛 역시 지난 2017년 국내 1호점이었던 신촌점이 폐업한 후 침체 중이다. 여기에 국내 도넛 브랜드가 늘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최근 '저속 노화', '헬시 플레저' 등 건강 트렌드가 확산되며 도넛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줄고 있다. 이에 크리스피크림도넛은 지난 2023년과 2024년 각각 평균 가격 4.6%, 3.5% 연달아 인상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엔제리너스의 경우 리브랜딩 또는 MZ세대 타깃 전략이 없다면 향후 수년 내 지점이 100개 미만으로 줄어들 수 도 있다"며 "롯데리아의 선전만으로는 전체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긴 어려워 다른 브랜드의 성장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