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 기준 인서울 자퇴생 전체 80.7%…의대 증원 단기간 영향
정부, 신진 연구자 일경험 늘린다…“일관된 인력 로드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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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학알리미 ‘2024년 중도탈락 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관련학과 자퇴생 수는 총 184명(주·야간 대학 포함)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지난 2월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를 찾은 참관객. / 뉴시스 |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며 인력양성이 ‘화두’로 떠올랐지만, 지난해 국내 반도체 관련 학과에서 자퇴한 대학생이 18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박 기준으로 보면 전체 자퇴생의 약 80% 이상은 인서울권 대학원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내년 1분기 국내 신진 석박사 대상 기업 수요형 과제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등 인재 이탈을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19일 대학알리미 ‘2024년 중도탈락 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반도체 관련학과 자퇴생 수는 총 184명(주·야간 대학 포함)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학원생은 17명 자퇴했으며 석박 통합과정생은 6명, 박사과정생은 3명이 자발적으로 학교를 나왔다.
인서울 대학의 자퇴생은 184명 중 38명으로 약 19.4%로 나타났으며, 지방대 자퇴생이 전체의 80.6%를 차지했다. 대학원 기준으로 보면 26명 중 21명이 인서울(석박 과정·과기원 포함) 자퇴생으로 전체 ’80.7%‘ 달했다.
학업과 취업(삼성·SK 하이닉스)을 연계하는 반도체 계약학과(석·박사 포함)도 △성균관대 14명 △한양대 8명 △연세대 2명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2명 △고려대 1명 △서강대 1명 등 총 28명이 자퇴했다.
’의대 증원‘이 단기간 큰 영향을 끼치며 상위권 인재들의 이탈을 가속화 했다는 평가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반도체 학과에서 중퇴율이 높다는 것은 상위권 대학은 의대를 가고자 하는 것이고, 중위권 대학에서는 다시 상위권 대학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양상을 보여주는 것"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지난해 의대 증원 이슈로 유능한 학생들이 많이 자퇴했을 것"이라며 "일시적인 현상하고 겹치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반도체 학과의 우수 인력 이탈 문제가 대두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인력풀이 감소하면 경쟁국과의 반도체 패권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내년 1분기 국내 신진 석박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현장수요형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연수·연구 프로그램 신설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경력직 위주 지원에서 탈피해 신입 트랙이 신설되기 때문에 신진 연구생은 기업과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경험이 가능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산학 간 공동프로젝트 R&D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라며 "업계에서 인력 부족 문제가 대두하고 있는 만큼, R&D 수행의 방점은 인력양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위권 대학의 최근 반도체과 이탈이 의대 증원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세심한 정책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교수는 "엔지니어들이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정부의 일관된 인력양성 로드맵이 나와야 한다"며 "AI 반도체 분야에 인력양성이 시급한 만큼, 정부의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문연구원은 "정부 지원이 늘어나면, 석박 학생들 연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서 이들을 붙잡아주는 일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 반도체 인력은 어떤 나라를 막론하고 다 부족하기 때문에 인재가 유출되지 않도록 범위를 크고 넓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danjung63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