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8(2020년=100)로, 2025년 역시 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다.
주머니톡(Week+Money+Talk) 연재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물가와 함께 우리 주머니 사정과 맞닿은 소비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아이들 간식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사탕과 초콜릿에도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다.
프리미엄 간식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거리가 있지만 비싸더라도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 문화가 맞물리면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초콜릿·캔디 브랜드 씨즈캔디는 고물가 속에서도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씨즈캔디의 대표 제품 '롤리팝 어쏘티드'는 12개입 구성에 4만7000원, '어썸 넛앤츄바 초콜릿바'는 8개입 구성에 6만5000원이다.
192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첫 매장을 연 씨즈캔디는 1972년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가 인수한 이후 '버핏 캔디'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버핏은 매년 주주총회에서 씨즈캔디 제품과 코카콜라를 나란히 놓아두며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SNS를 통해 입소문 탄 프리미엄 제품들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스웨덴 캔디'다.
스웨덴 디저트 브랜드 법스에서 만든 이 제품은 폭신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을 갖고 있다.
한 해외 틱톡커가 미국 뉴욕의 사탕 전문점에서 스웨덴 캔디를 먹는 영상을 올리며 화제가 됐고, 이후 국내 유튜버들도 관련 먹방 콘텐츠를 잇달아 선보였다.
스웨덴 캔디는 국내에 정식 유통되지 않아 주로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500g 기준 가격은 4만~5만 원 수준이다.
미국 브랜드 실키젬의 '크리스털 클러스터' 역시 유튜브를 통해 주목받았다.
수정처럼 반짝이는 외형으로 '먹는 보석'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제품은 입에 넣었을 때 바삭하게 부서지는 독특한 식감이 특징이다.
미국 공식 온라인몰에서는 세트당 약 35달러(약 5만 원)에 판매되지만, 국내에선 1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초콜릿 시장도 프리미엄 제품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품귀 현상을 빚었던 '두바이 초콜릿' 역시 유명 틱톡커가 올린 영상이 조회 수 6000만회를 넘기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두바이 초콜릿'은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다이프를 조합해 만든 것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브랜드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가 원조다.
현지 가격은 개당 65디르함(약 2만5000원) 수준이지만, 국내에서는 2~3배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호라이즌 그랜드뷰 리서치는 한국의 프리미엄 초콜릿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2억300만 달러(약 2887억원)였으며, 2030년까지 약 2억9960만 달러(약 4261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8.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도 '한국 초콜릿 시장 규모 및 점유율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들이 '작은 사치'를 추구하고 고품질 제품을 선호하면서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질 좋은 원료와 높은 카카오 함량, 인공 첨가물을 최소화한 프리미엄 제품에 소비자들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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