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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글로벌로지스, 우려 속 IPO 도전…FI 자금 유출 부담 없나


'반값' 상장에 FI 차액 보전 부담 커져
24일부터 기관 수요예측
공모 성패 달린 롯데그룹도 부담


강병우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강병우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롯데렌탈(상장 후 매각) 이후 4년 만에 롯데그룹 계열사 기업공개(IPO)에 나섰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았던 시기보다 기업가치를 대폭 낮춘 상장에 나서면서 상장 후 마련된 금액을 회사 성장보다 구주 매출로 잡힌 FI에게 차액 보전을 해야 하는 형태로 상당 부분 쓰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어서다.

21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사업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는 "그룹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 사업 구조와 국내외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상장 이후에도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와 특화 물류 역량을 강화해 자본시장에서 최고의 성장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 국제특송, 공급망 관리(SCM), 포워딩 등 종합 물류 사업을 다루는 롯데그룹 계열 물류업체다. 과거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해 사업을 키웠으며 최근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을 통해 그룹 내부 일감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 모바일 기반 정보기술(IT) 시스템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와 국내외 거점 연계를 통한 창고관리, 해상 및 항공 운송, 항만 하역, 현지 내륙운송 등 영역에서 존재감을 내고 있다.

이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공모로 모은 자금을 택배 인프라 확충과 스마트 물류 시스템 고도화 등에 활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안정적인 실적과 탄탄한 사업력에도 상장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 2017년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가 FI로 참여할 당시 롯데글로벌로지스 몸값이 1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시장 기대와 달리 상장 직후 기업가치는 5000억원대에 불과하고, 에이치PE의 상장 후 풋옵션 행사도 부담으로 다가와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이번 공모주식수는 총 1494만4322주다. 공모 희망 범위는 최근 비교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1만1500원~1만3500원까지 줄었다. 이에 공모 예정 금액은 밴드 상단 기준 2017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5600억원가량에 그친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에이치PE로부터 2860억원을 투자받을 때 시장에서 책정된 1조원대 가치는 물 건너간 상황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사업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이한림 기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사업 전략과 비전을 발표했다. /이한림 기자

아울러 롯데그룹의 우려도 쌓이는 분위기다. 에이치PE 투자 당시 롯데그룹은 롯데지주(80%)와 호텔롯데(20%) 등을 통해 에이치PE의 주당 취득 가격보다 낮은 공모가에 상장하면 차액을 보전해 주는 폿옵션 계약을 맺었다. 에이치PE의 풋옵션 행사는 주당 5만720원 수준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기관 수요 예측에서 밴드 하단에 그치면 차액은 2931억원까지 불어난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후 모집될 자금이 회사 성장보다는 FI에 물어줘야 하는 자금 유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이 양호하지 않은 시장에도 5월 상장에 나서는 이유를 FI에 대한 차액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다.

악화한 IPO 시장 분위기도 걱정을 더한다. 국내 증시가 미국의 관세 우려와 계엄, 조기 대선 등 불확실성에 허덕이고 있고 올초 IPO에 나선 신규 상장사들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돈 채 마감하는 사례도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LG CNS, 서울보증보험 등 'IPO 대어'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분위기를 대변한다.

다만 롯데글로벌로지스 측은 상장 후 모집될 자금이 유출될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만난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FI 지분이 전량 구주매출로 나온다. 주주 간 계약이 돼 있다. 과거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당시 롯데지주와 롯데호텔이 차액을 보존하도록 한 계약이다. 롯데지주와 롯데호텔이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자금이 유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글로벌로지스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5월 12일부터 이틀간 청약을 진행해 최종 상장일을 조율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KB증권이다. 키움증권, 대신증권 BNK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은 인수회사로 참여한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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