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트 모드, 전기차에서도 '운전 재미'
가격 2WD 6490만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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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엠엠성수에서 열린 '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모델 포토 미디어데이' 행사에 제네시스 GV60이 전시돼 있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제네시스의 준중형 전기차 'GV60'이 출시 3년 5개월 만인 지난 3월 부분변경 모델로 돌아왔다. 2021년 10월 제네시스 최초의 전용 전기차로 데뷔한 GV60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직접 몰아봤다.
지난 19일 서울 은평구에서 인천 연수구까지 왕복 약 130㎞ 구간을 주행했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와 인천대교고속도로 등 고속 위주의 노선이었다. 종일 비가 내려 노면 상태는 전반적으로 젖어 있었다.
시승차는 21인치 휠이 장착된 퍼포먼스 사륜구동(AWD)으로 84㎾h 배터리를 기반으로 최대 360㎾의 출력을 낸다. 이날 기록된 주행 정보는 총 131.4㎞, 평균 에너지 효율 5.2㎞/㎾h. 공인 복합 효율(21인치 기준 4.0㎞/㎾h)을 웃도는 수치로 회생제동 시스템과 정속 주행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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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21인치 휠이 장착된 퍼포먼스 사륜구동(AWD)으로 84㎾h 배터리를 기반으로 최대 360㎾의 출력을 낸다. /황지향 기자 |
주행감은 차분하고 정제됐다. 전자제어 서스펜션과 후륜 하이드로 부싱의 조합은 젖은 노면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을 억제했고, 고속 안정성이 뛰어났다. 급가속 시 순간적으로 전륜 하중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동력 전달과 제동 응답은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이어졌다.
부스트 버튼을 누르자 계기판과 앰비언트 라이트가 일시적으로 붉은색으로 전환됐고, 전후륜에 최대 토크가 즉각적으로 분배되면서 차량은 지체 없이 가속했다. 페달 반응은 민감했고, 몸이 등받이에 밀착될 정도의 순간적인 추진력이 운전 재미를 더했다.
부분변경을 통해 디자인 완성도도 높아졌다. 전면은 초소형 렌즈 배열(MLA) 기술이 적용된 두 줄 헤드램프와 새 범퍼 디자인을 통해 한층 입체적인 인상을 줬다. 후면 범퍼 하단부는 차체 색상과 통일돼 전체적으로 깔끔한 마무리를 이룬다. 시승차량의 외장은 신규 컬러인 트롬소 그린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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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 범퍼 하단부는 차체 색상과 통일돼 전체적으로 깔끔한 마무리를 이룬다. 시승차량의 외장은 신규 컬러인 트롬소 그린이 적용됐다. /황지향 기자 |
실내는 스웨이드 소재가 적용된 천장과 필러, 브러시드 알루미늄 가니시, 애쉬그레이&글래이셔화이트 투톤 내장이 조화를 이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다. 클러스터와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화면 사이의 베젤을 없애 넓고 시원한 공간감을 제공했다.
시승 당일 내내 비가 내린 덕분에 GV60의 감성적 디테일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화면에는 실시간 날씨 정보를 반영한 '빗속 그래픽'이 연출됐는데 외부 환경에 맞춘 연동형 UI는 고급차로서의 몰입감을 높였다.
다만 스티어링 휠은 아쉬움이 남았다. 새롭게 적용된 3-스포크 디자인은 그립감은 무난했지만 휠 림이 두껍고 조향 시 무게감도 있는 편이다. 특히 손에 힘이 덜 실리는 여성 운전자의 경우 한 손으로 다루기엔 약간 버거운 느낌도 있었다. 고속 안정성과 직결된 조향 감각을 고려한 세팅이겠지만, 장거리 주행에서는 손목에 피로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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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적용된 3-스포크 디자인은 그립감은 무난했지만, 휠 림이 두껍고 조향 시 무게감도 있는 편이었다. /박헌우 기자 |
디지털센터 미러의 활용성에도 한계가 느껴졌다. 야간 주행 시 후방 차량의 헤드램프가 화면에 번지며 시야 확보가 어려웠고, 일반 미러로 전환했을 경우 시야각 자체가 좁아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못했다. 보조 장비로서의 실효성보다는 적응이 필요한 구성이다.
반면 실내 사운드는 긍정적인 인상을 남겼다. 뱅앤올룹슨 오디오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의 조합은 정숙한 실내 환경을 바탕으로 악기 소리의 분리감과 보컬 중심의 음상 표현을 정밀하게 전달했고 음악 장르에 따라 소리가 입체적으로 퍼지며 몰입감을 더했다. 주행 중 콘텐츠 감상에서도 볼륨을 높이지 않고도 또렷한 음향을 유지했다.
전체적으로 GV60 부분변경 모델은 전기차의 효율성과 고급차의 정제된 감각 사이에서 균형을 이룬다. GV60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 △스탠더드 2WD 6490만원 △스탠더드 AWD 6851만원 △퍼포먼스 AWD 7288만원으로 책정됐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 시 실구매 가격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hy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