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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서 동반자로' 현대차·포스코, 철강·이차전지 협력 효과와 과제는?


지난해부터 협력 논의…제품·시장·기술 등 공유 범위 '관건'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21일 현대차 강남대로 사옥에서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현대자동차그룹 김현식 소재사업전략실장, 배성환 사업기획실장, 편광현 사업지원1실장, 기획조정본부장 한석원 부사장,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 이주태 사장, 이성원 에너지소재투자실장, 이원철 철강사업관리실장, 경영전략실 조표훈 상무보. /포스코홀딩스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21일 현대차 강남대로 사옥에서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현대자동차그룹 김현식 소재사업전략실장, 배성환 사업기획실장, 편광현 사업지원1실장, 기획조정본부장 한석원 부사장,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 이주태 사장, 이성원 에너지소재투자실장, 이원철 철강사업관리실장, 경영전략실 조표훈 상무보. /포스코홀딩스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제철은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고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 "철은 산업의 쌀".(고 박태준 포스코 초대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전쟁 속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철강과 이차전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다. 철강업으로 한국 산업 발전에 기여한 양사가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경쟁자에서 동반자로 돌아선 모양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21일 서울 강남구 현대차 양재 사옥에서 '철강 및 이차전지 분야의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서' 체결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재계 순위로 보면 3위인 현대차그룹과 5위인 포스코그룹이 맞손을 잡은 셈이다.
고 정주영 선대회장의 애착이 컸던 계열사로 알려진 현대제철은 고 박태준 초대회장 이끌었던 포스코와 경쟁 관계였다. 다만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포스코와 자동차 강판 분야에서 소비자와 생산자로서 일정한 관계를 맺어왔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매출 비중은 3%다. 양사는 2021년 2월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멀고도 가까웠던 양사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진 끝에 철강업에 이어 이차전지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양사 협력은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한 뒤 속도가 붙으면서 결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제철의 미국 루이지애나 신규 전기로 제철소 건립 프로젝트에 포스코그룹이 지분을 투자하기로 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다만 구체적인 지분 투자 방식이나 규모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자리에서 오는 2028년까지 총 21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자동차 생산 분야 86억달러, 철강·부품·물류 분야 61억달러, 미래산업·에너지 분야 63억달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맨 왼쪽),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맨 오른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 발표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두 번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맨 왼쪽),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맨 오른쪽)가 지켜보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 발표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이번 협력으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제철소를 짓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을 덜고, 포스코그룹은 북미 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하게 된다. 포스코그룹은 일부 생산 물량을 현대차그룹뿐만 아니라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오는 2026년부터 전기로를 활용해 고로 용선과 전기로 용강을 혼합하는 합탕 기술로 탄소 배출량을 저감하는 등 탈탄소에 힘을 쏟고 있었다.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립은 그간 기조를 이어가는 셈이다.

또 다른 관전 요소는 이차전지소재 분야 협력이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염호와 광산 소유권·지분 등을 보유한 포스코그룹과 협력을 강화해 전기차 배터리 공급 안정화를 노릴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캐즘 이후 치열해질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안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하게 된다.

이번 협약식에서 양사 기획통이 만난 점도 관심을 끌었다. 현장에 현대차그룹은 기아 경영지원본부장과 기획조정2실장을 역임한 한석원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본부장 부사장이, 포스코그룹은 포스코 경영기획본부장과 경영전략팀장을 지낸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 사장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배터리 수명과 충전 성능을 결정하는 음극재 등 이차전지 핵심 소재의 안정적이고 다변화한 공급망 확보 방안 마련에 물꼬를 튼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급망 재편 속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포스코그룹은 현대차그룹과 협력이 '완결형 투자' 결실이라고 강조한다. 장 회장은 지난 1일 창립 57주년을 앞둔 기념사에서 "인도와 미국에서 현지 완결형 투자와 미래 소재 중심의 신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포스코그룹과 현대차그룹 협력이 고무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포스코가 전기로 기술 경험이 없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양사가 제품과 시장, 기술 등을 어떻게, 어디까지 공유할지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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