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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달러에 발등…관세전쟁 피해 '투자 피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삐 풀린 경제 정책 여파가 '달러 매도 압력'이라는 여진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일 상호관세 발효 이후 90일 유예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미 국채를 비롯한 자산 전반을 향한 의구심이 지속된 영향이다.
강달러 기조를 떠받쳐온 글로벌 자금이 유럽·일본으로 향하면서 달러 수요가 줄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해임까지 시사하고 나서면서 달러 가치가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달러 가치 연중 낙폭 8.83% 달해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20일(현지시간) 오후 7시46분 기준 전장 대비 0.53% 내린 98.85를 기록했다.
최근 1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연중 하락 폭은 8.83%에 달한다.
근래 40년 만의 최악의 낙폭이란 평을 받은 16일의 마이너스(-) 8.5%보다도 낙폭이 더 커진 셈이다.


달러 약세를 부른 근본적 원인은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불신과 이에 동반된 글로벌 자금의 미국 이탈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집중 해소'라는 키워드가 달러 매도 압력의 크기를 상징하는 말로 부상했다는 진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가 방아쇠가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티그룹 역시 지난 17일 발표한 글로벌 자산 배분 보고서에서 달러 약세를 점치면서 "미국 자산에서의 구조적 자본 유출로 인해 달러가 계속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29조달러(약 4경원) 규모의 미 국채에선 보유량 2위 국인 중국의 이탈이 감지됐다.
릴리안 타오 도이치뱅크 중국 매크로 및 글로벌 이머징마켓 세일즈 헤드는 지난 18일 미국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중국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며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다른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유럽·일본 투자 대안…불안한 트럼프 행보

미국을 이탈한 자금은 발 빠르게 유럽과 일본으로 향했다.
리서치 기관 EPFR에 따르면, 4월 16일까지 1주간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57억달러(8조1168억원)가 순유출됐고, 유럽 주식형 펀드에는 60억달러(8조5440억원)가 순유입됐다.
올해 주간 기준 최대 규모 순유입이다.
투자 목적의 환전 수요가 늘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이를 두고 닛케이는 유로와 스위스 프랑 등 유럽 통화 강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역시 비슷하게 수혜를 입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일본 주식형 펀드에도 20억달러(2조837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 가운데 엔화도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관세 관련 전 세계 상대국과 협상을 진행 중인 트럼프 행정부가 강달러 기조의 약세 전환을 시도 중이란 점도 엔화에는 상방 압력, 달러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 중이다.
일례로 지난 1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달러당 142엔선에서 마감했다.
1월 8일 158엔 수준이었던 환율은 올 들어 약 10%나 하락했다.
환율 하락은 곧 엔화의 강세를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달러 가치를 훼손시킨 장본인인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한 행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던 파월 Fed 의장을 해임하는 건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지난 17일 본인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월 의장의 해임을 암시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Fed 의장 해임이 가능한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릭 롬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경우 미국 달러의 신뢰성과 미국 경제의 안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프랑스 일간지 '라 트리뷴 디망쉬'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은 이미 달러의 신뢰성을 훼손했으며, 파월 의장 해임은 이런 신뢰를 더욱더 깎아 먹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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