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23일(현지시간) 장 초반 일제히 급등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관세 전쟁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해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안도 랠리가 펼쳐지고 있다.
나스닥 지수는 4% 가까이 급등 중이다.

이날 뉴욕 주식 시장에서 오전 9시53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96.2포인트(2.54%) 상승한 4만183.18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59.22포인트(3.01%) 뛴 5446.9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33.66포인트(3.89%) 치솟은 1만6934.08에 거래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가 주가 급등을 견인하고 있다.
그는 전날 미·중 관세 협상에 대한 낙관론과 파월 의장 해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관세율) 145%는 너무 높다.
상당히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전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던 파월 의장에 대해서는 "해고할 생각이 없다"며 "단지 그가 금리 인하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랄뿐"이라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미·중 관세 전쟁이 강 대 강 대치로 치닫고, '파월 때리기'로 미 주식·국채·달러가 동반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시장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라 프랑세즈의 프랑수아 리무 전략가는 "파월이 실제로 해임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고 봤지만 중국에 대한 수사가 완화된 건 명백히 안도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전날에도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의 미-중 관세 전쟁 완화 전망에 힘입어 상승했다.
베선트 장관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있기 전 워싱턴 D.C.에서 JP모건 체이스가 주최한 비공개 투자자 행사에 참석해 미·중 간 관세 전쟁은 지속 불가능하며 "아주 가까운 미래에 상황이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양국 간 협상이 "힘들 것"이라면서도 "(양쪽 모두) 현 상태가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목표가 "미·중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니"란 점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선트 장관이 잇달아 투자자 불안을 달래면서 주식은 물론 미 국채 가격과 달러도 상승하고 있다.
국채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리는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 보다 11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7%를 기록 중이다.
트럼프 리스크에 급락했던 국채 장기물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일 수준인 3.78%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전일 보다 0.35% 오른 99.03을 기록 중이다.
다만 관세 재료에 따라 증시가 오르내리는 극심한 변동성 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무 전략가는 "무역의 최종 단계를 예측하기는 정말 어렵다"며 "투자자들은 3개월 후 세계 경제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미국 관세가 부과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 발표된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표는 모두 경기가 확장 국면임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S&P 글로벌이 내놓은 4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2를 기록했다.
3월 수치(53.5)를 하회했지만, 50 이상으로 경기 확장 국면을 이어갔다.
제조업 PMI는 3월 49에서 50.7로 상승해 경기 위축에서 확장 국면으로 전환했다.
서비스업 PMI는 같은 기간 52.8에서 51.4로 하락했지만 확장 국면은 이어갔다.
Fed의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은 이날 오후에 공개된다.
종목별로는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3.33% 상승세다.
전날 내놓은 1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달부터 정부효율부(DOGE) 수장 업무를 상당히 줄인다고 밝히고, 관세 불안이 완화되면서 주가 상승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애플과 엔비디아도 각각 3.63%, 4.49% 오르는 중이. 미 항공기 제조사 보잉은 1분기 손실이 시장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5.19% 급등하고 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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