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 17조6391억·영업익 7조4405억
매출·영업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
컨센서스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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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영업이익 7조원대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7.8%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전까지는 2018년 1분기(4조3673억원)가 사상 최고 이익이었다.
이번 영업이익 수치는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 평균) 6조6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를 지속해서 높여왔다.
특히 경쟁사 삼성전자 전사 실적을 뛰어넘는 수준이기도 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잠정 영업이익으로 6조6000억원을 공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는 1분기 3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 확대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전체로 봤을 때, 영업손실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1분기 SK하이닉스 매출은 전년 대비 41.9% 증가한 17조639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1분기 순이익은 8조1082억원(순이익률 46%)이다.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1%포인트(p) 개선된 42%를 기록하며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이러한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메모리 시장이 개선되고, HBM 사업의 성공적 흐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인공지능(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더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HBM3E 12단,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달리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이 조정기에 진입하더라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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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호실적은 HBM 등 고부가가치 AI용 메모리 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었다. 사진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이새롬 기자 |
호실적 달성에 힘입어 1분기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현금성 자산은 14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보다 2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29%와 11%로 개선됐다.
이날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수요 전망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도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급망 내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HBM 수요에 대해 고객과 1년 전 공급 물량을 합의하는 제품 특성상 올해 변함없이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HBM3E 12단 판매를 순조롭게 확대해 2분기에는 이 제품의 매출 비중이 HBM3E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AI PC용 고성능 메모리 모듈인 LPCAMM2를 올해 1분기부터 일부 PC 고객에게 공급했고, AI 서버용 저전력 D램 모듈인 SOCAMM은 고객과 긴밀히 협업해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공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LPCAMM2는 LPDDR5X 기반의 모듈 솔루션 제품으로, 기존 DDR5 SODIMM 2개를 LPCAMM2 1개로 대체하는 성능 효과를 가지면서 공간을 절약하고 저전력과 고성능 특성을 구현한다. SOCAMM은 저전력 D램 기반의 AI 서버 특화 메모리 모듈이다.
낸드의 경우 고용량 eSSD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신중한 투자 기조를 유지하며 수익성 중심의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설비투자 원칙'을 준수하며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투자 효율성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며 "AI 메모리 리더로서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한계를 돌파, 업계 1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