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은 적고 칼로리는 높아…'액상스프' 때문
빠르게 찾아온 무더위, 비빔면 시장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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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워지면서 비빔면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비빔면이 국물라면에 비해 면의 양이 적고, 칼로리는 높다는 것이 알려졌다. /우지수 기자 |
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서울시 동작구에 거주하는 박 모 씨(28·남)는 점심으로 비빔면을 골랐다. 날이 더워질 때마다 생각나는 메뉴지만, 끓이기 전에 항상 망설이게 된다. 한 봉지는 양이 부족하고, 두 봉지는 배가 꽤 부르기 때문이다. 비빔면이 국물라면보다 비교적 양이 적은 이 느낌, 기분 탓일까?
비빔면 한 봉지로 배가 덜 찬다는 인식은 '부분적으로' 타당하다. 대부분 비빔면 봉지 속 면의 양이 국물라면보다 적기 때문이다. 비빔면의 면 중량은 약 100g 안팎으로, 통상 국물라면의 약 110g보다 약간 적다. 조리했을 때 국물라면은 수분을 머금은 면발과 국물이 있어 포만감이 있지만, 비빔면은 그만큼의 양이 빠져있다. 면은 적고 국물도 없으니 '뭔가 부족한 느낌'은 자연스럽다는 설명이다.
다만 비빔면이 절대적으로 양이 적지는 않다. 제품 포장에 적힌 총중량 기준으로 보면 비빔면이 국물라면보다 오히려 더 무겁다. 팔도의 '팔도비빔면'은 130g, 농심 '배홍동'은 137g, 오뚜기 '진비빔면'은 156g으로 국물라면의 무게 120g보다 많이 나간다. 이는 국물 대신 들어가는 액상스프(30g 내외)가 무게를 채우기 때문이다. 무거운 액상스프에 맞춰 적정 열량을 계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면의 양이 결정된 것이다.
이 중에서도 오뚜기가 판매하고 있는 진비빔면은 출시 당시부터 타사 비빔면보다 중량을 약 20% 늘리는 전략을 택했다. '한 개로 부족하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공략하기 위한 기획이다. 팔도 역시 지난 2016년 용량을 20% 늘린 팔도비빔면 한정판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배부른 느낌이 적은 만큼 비빔면이 국물라면보다 살도 덜 찔까 싶지만, 그렇지 않다. 따져 보면 열량은 비빔면이 더 높다. 팔도비빔면은 한 봉지에 525kcal, 배홍동은 585kcal, 20% 양이 많은 진비빔면은 625kcal다. 같은 회사에서 출시한 국물라면 틈새라면(490kcal)이나 신라면(510kca), 진라면(500kcal)보다 높다. 100g당으로 환산해도 비빔면이 평균 10~15%만큼 칼로리가 더 나간다.
라면업계에서는 비빔면이 국물라면보다 열량이 높은 이유로 국물 없이 모든 소스를 먹게 되는 구조, 액상스프의 당분을 꼽았다. 한 라면업계 관계자는 "초기에 출시된 비빔면 면발은 일반 국물라면들보다 얇은 경우가 많다"며 "단맛이 중요한 액상스프가 면에 잘 배어들어야 하고, 조리 과정에서 찬물에 헹궈야 하는 특성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국내 비빔면 시장의 경쟁은 여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찍부터 기온이 올라가면서 긴 무더위가 예상되는 만큼 업계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 2015년 757억원에서 지난해 1800억원까지 10년 새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올해 라면업체들의 비빔면 경쟁이 예년보다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연예인 마케팅, 신제품, 새로운 맛 등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