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2020년 이후 5년 만에 단독대표 체제
권영식, 넷마블네오 대표직 유지…경영전략위원회도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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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권영식·김병규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사진은 김 대표 /넷마블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넷마블이 5년 만에 각자대표 체제를 종료하고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넷마블 게임 사업을 총괄해 온 권영식 대표가 사임하면서, 일각에서는 개발 중심의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권영식·김병규 각자대표 체제에서 김병규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넷마블은 지난 2014년부터 권 대표 중심으로 운영되다가, 2018년부터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했다. 박성훈, 이승원, 도기욱, 김병규 등이 대표로 선임되며, 각자의 영역을 맡아 경영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권 대표가 사임하면서, 넷마블은 2020년 이후 약 5년 만에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권 대표는 이사직에서는 물러나지만, 경영전략위원회에 참여해 주요 사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넷마블 개발 자회사 넷마블네오 대표직도 유지하며 개발을 총괄한다.
경영전략위원회는 넷마블이 올해 초 신설한 의사결정 조직으로, 방준혁 의장을 비롯한 사내 고위 관계자가 참석해 게임 사업 전략 및 계열사 시너지 강화를 논의한다. 넷마블 관계자는 권 대표 사임 배경과 관련해 "경영전략위원회를 통해 사업 외에도 넷마블네오 및 산하 개발사의 개발 역량을 강화해 가는 역할을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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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넷마블 게임 사업을 총괄해온 권영식 대표(사진)가 사임하면서, 일각에서는 넷마블이 개발 중심의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뉴시스 |
권 대표가 경영전략위원회에 참여하는 점은 넷마블이 핵심 게임 사업 전략에는 기존 리더십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권 대표는 신작 게임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넷마블의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올해 9종의 신작을 선보이며 성장 동력을 유지할 방침이다. 상반기에는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 '킹 오브 파이터 AFK'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일곱 개의 대죄: Origin', 'The RED: 피의 계승자', '몬길: STAR DIVE', '프로젝트 SOL',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스팀)'도 연내 출시한다.
넷마블은 이 과정에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게임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 체계를 개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작 성과가 올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권 대표가 개발과 사업 전략 조율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권 대표는 정통 개발자는 아니지만, 취임 이후 10년간 넷마블의 성장을 주도해 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넷마블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해 넷마블네오의 나혼렙 흥행에 힘입어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4분기에는 16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실적 변동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권 대표가 이사직에서 물러나고 넷마블네오에 집중하면 개발 및 사업 전략이 강화될 수 있다.
넷마블네오는 올해 나혼렙의 스팀 버전 출시를 계획 중이다. 상반기에는 유명 지식재산권(IP) '왕좌의게임'을 활용한 야심작 '왕좌의게임: 킹스로드' 출시도 앞두고 있다. 신작들의 흥행 가능성을 높여 넷마블 실적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권 대표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핵심 인물"이라며 "전략적인 결정이며, 다른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넷마블네오의 기업공개(IPO)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넷마블네오는 지난해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넷마블과 넷마블네오 간의 지배구조 조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넷마블네오의 상장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현시점에서 구체적인 내용 및 시기 등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