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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주장한 극초음속미사일 신뢰도는[양낙규의 Defence Club]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1-07 10:15:20

북한이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완성할 경우 상대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로 손꼽힌다.
상대의 전쟁 억제력을 파괴하는 무기인 만큼 ‘게임 체인저’로 불리지만 군 당국은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7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그 어떤 조밀한 방어 장벽도 효과적으로 뚫고 상대에게 심대한 군사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공개한 발사 사진을 보면 이 미사일은 지난해 4월 북한이 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6 나형과 같은 기종으로 추정된다.
극초음속활공체(HGV)를 탑재한 기종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통상 대기권 내에서 마하 5 이상 속도로 비행하면서 일반적 포물선 탄도 궤도와 다른 변칙 궤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뜻한다.


북한 미사일의 전날 전반적 비행 자체는 원만하게 이뤄진 것으로 한미 군과 정보 당국에 포착됐다고 전해졌다.
관건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라는 명칭에 걸맞은 비행 특성을 보였는지다.


북한은 이날 "미사일의 극초음속 활공 비행 전투부(탄두)는 음속의 12배에 달하는 속도로 1차 정점고도 99.8㎞, 2차 정점 고도 42.5㎞를 찍으며 예정된 비행 궤도를 따라 비행했다"고 수치를 제시했다.
북한이 공개 보도한 사진에 나타난 모니터링 화면을 볼 때 미사일은 발사 후 상승한 다음 1차 정점에 이르렀고, 이를 전후해 탄두가 분리된 다음 하강과 상승을 반복해 2차 정점을 찍은 뒤 종말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북, 미사일 활강 단계속도는 미공개

지난해 4월 발사 때도 북한은 미사일이 두 차례 정점을 찍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당시 한미 당국은 1차 정점 이후 수평으로 기동하다가 하강하는 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실제로 2차 정점, 즉 비행 중 궤도 변경에 성공했다면 기술적 진전에 해당한다.
다만 두 차례의 상승·하강은 극초음속 미사일로서는 부족한 횟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사일의 활강 단계 속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최고 속도가 마하 12였다고 밝혔는데, 이 속도로 정점을 두 차례 찍으면서 에너지를 손실한 상태에서 달성하는 속도가 마하 5를 넘겼을지는 불분명하다.


군 당국 “비행거리 등 기만 가능성 높아”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와 2차 정점 고도 등은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한·미·일이 분석한 사거리는 1100여 km이고 2차 정점 고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극초음속 미사일은 중심이 짧은 한반도 내에서는 성능 발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새로운 소재를 사용했는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북한은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발동기 동체 제작에는 새로운 탄소섬유복합재료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탄소섬유를 대북 제재 감시 대상에 포함해 관리하고 있는데, 북한은 제재를 뚫고 이를 적용했다고 자랑한 셈이다.
군은 이에 대해 “재질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소재 사용 여부 등 놓고 논란

북한은 지난해 북한 국방 발전-2024’ 무기 전시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9형을 공개하면서 탄소섬유를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화성-19형 앞에 탄소섬유 뭉치로 보이는 물품을 유리 상자에 넣어 전시하기도 했다.
금속보다 강도가 높고 탄도미사일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탄소섬유로 화성-19형을 제작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에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가 희박한 우주 공간을 비행하는 일반적 탄도미사일과 달리 대기권 내로 비행하는 구간이 길기 때문에 저항과 마찰에 강한 신소재 적용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기술협력 가능성을 제기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소재와 비행 및 유도체계 등 ‘절대 쉽지 않은 기술력을 획득’이라고 (북한이) 소회까지 밝혀, 자체적인 기술 개선도 있겠지만 러시아의 기술 협력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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