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반도체 산업 진흥책의 일환으로 논의되고 있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근로시간 면제 제도)'을 주제로 오는 2월 초순에 정책 디베이트를 연다. 정책 디베이트는 지난해 '이재명 2기' 출범과 함께 민주당 당내 정책 결정 구조로 자리 잡은 토론회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와 상법 개정안 논의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는 이재명 대표가 직접 개최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위원회(산업위) 간사인 김원이 의원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트럼프 2.0 시대 핵심 수출기업의 고민을 듣는다: 반도체 산업' 간담회에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토론회 일정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이른바 '반도체특별법' 논의 과정을 보고하며 "반도체 산업 기반 시설에 전력·전력망, 용수·폐수 처리 시설, 도로 설치 비용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에 대해서 합의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과 관련해서는 이견이 있다고 알렸다.
앞서 국회는 반도체특별법에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넣을지 여부를 두고 논쟁을 이어왔다. 국민의힘과 산업위 야당 의원 등 민주당 일부 의원은 고소득 반도체 연구·개발(R&D) 직군에 한해 이들을 주 52시간제 적용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노동계 측 의견을 듣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의원 등 민주당 다수 의원은 '특별법으로 근로기준법을 우회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김 의원은 "2월 초순에 우리 당 정책위원회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직접 전화를 드렸더니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말씀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환노위에서는 제도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인 노동계와 연구직 노동조합 측 인사를 섭외한다고 밝혔다. 찬성과 반대 측 토론자가 각 2명씩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트럼프 2.0 시대의 통상·산업정책 연속경청 간담회' 1차 회의의 성격으로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와 업계 측이 모두 참석했고 민주당 의원 10여명도 참관했다. 패널로는 이안재 삼성글로벌리서치 부사장,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윤성혁 산업통상자원부 첨단산업정책관이 나섰다.
민주당은 2·3·4차 간담회로 2차전지·자동차·중소중견기업 대상 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5일 5차 간담회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재하는 종합토론을 열 계획이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