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슈루즈베리의 공동묘지에 있던 '스크루지 묘비'가 파손됐다.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 속에서 구두쇠 캐릭터로 등장하는 주인공 스크루지 영감의 묘비다.
연합뉴스는 26일 영국 일간 가디언을 인용해 영국 중부 슈루즈베리 경찰은 전날 지역 교회 공동묘지에서 스크루지 묘비가 훼손된 채 발견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용의자가 누구인지 스크루지 묘비를 훼손한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여러 조각으로 깨지는 테러를 당한 이 묘비는 '크리스마스 캐럴'에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 스크루지가 구두쇠의 삶을 뉘우치고 새사람이 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스쿠루지는 세 번째 유령인 '미래의 유령'과 함께 방치된 무덤 앞에 서서 자신의 이름이 적힌 묘비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스크루지가 소설 속 등장인물인 만큼 슈루즈베리 공동묘지에 위치한 스크루지 묘비도 실제 묘비는 아니다.
소설은 영화화됐는데, 지난 1984년 미국의 원로배우 조지 C. 스콧이 주연한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촬영 때 설치됐다. 촬영팀은 수백 년 전에 실제 묘비로 사용됐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름이 지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돌을 소품으로 사용했다.
영화 촬영은 끝났지만, 스쿠르지 묘비 소품은 공동묘지에 남았다. 이후 주민들은 슈루즈베리 지역의 상징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슈루즈베리 지자체 관계자는 매체에 "누군가 이런 역겨운 짓을 했다는 데 지역 주민 모두가 분노하고 있다"면서도 "범인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자백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