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에서 ‘닥터 둠(Dr. Doom)’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에 신중히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전날 블룸버그TV에 출연해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매우 높다"며 "높은 변동성보다 자산을 보존하길 원한다면 이러한 유형의 자산은 멀리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 닥터 둠이라는 별명이 붙은 루비니 교수는 월가 내 대표적인 비트코인 비관론자로 꼽힌다. 과거 비트코인을 "모든 거품의 어머니"(the mother of all bubbles)라고 지칭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루비니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운 관세 및 이민 정책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점점 높아지는 세상에서는 포트폴리오 내 주식은 물론 채권 부분에서도 손실을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도 문제없이 작동하는 것들을 결합한 (투자) 대안이 필요하다"며 미 국채 장기물과 단기물의 수익률 격차가 확대될 때 수익을 내는 '커브 스티프너'(curve steepener) 투자를 추천했다.
루비니 교수의 지적처럼 비트코인은 최근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역대 최고점인 9만9800달러대까지 치솟으며 '10만달러' 고지를 눈앞에 뒀던 비트코인은 이후 4일간 하락하며 9만달러 초반대까지 밀렸다. 그러다 최근 다시 매수세가 살아나며 9만7000달러 선까지 회복했던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8시(미 동부 시간) 기준 개당 9만557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친(親)코인'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 복귀하게 되면서 가상화폐 업계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만 약 69억달러(약 10조원)가 쏟아졌다. 뉴욕에 상장된 12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총자산만 약 1000억달러(약 139조원)에 이른다.
갤럭시 디지털 LP의 알렉스 손 리서치 총괄 책임자는 "레버리지(차입 투자)가 일부 소진되고 단기 매수자들이 차익 실현을 끝내면 비트코인이 강력한 지지 기반을 확보해 10만달러 돌파를 다시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