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한국형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Long-range Surface-to-Air Missile) 독자개발에 성공했다.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사업 추진 10여 년 만에 거둔 값진 성과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의 다층방어를 구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29일 대전 청사에서 김용현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L-SAM 개발 완료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이영수 공군참모총장,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 개발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대한민국은 L-SAM 개발로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정밀 요격하는 세계적 수준의 미사일방어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L-SAM 개발은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획기적인 진전”이라며 “개발된 L-SAM은 천궁-Ⅱ와 함께 다층방어체계를 이뤄 우리의 영공을 확고히 지켜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현 장관은 “L-SAM은 앞으로 우리의 영공을 지키는 ‘수호자’이자 ‘억제자’로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우리 군의 견고한 방어망을 뚫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상승 단계, 외기권에서 고공비행하는 중간단계, 고도 100㎞ 이하의 대기권으로 재진입하고 목표를 향해 하강하는 종말단계를 거친다. 종말단계 중에서도 통상 고도 40㎞를 기준으로 상층과 하층을 구분한다. 현재 배치된 미국산 패트리엇(PAC-3)과 국산 천궁-Ⅱ(M-SAM-Ⅱ)가 종말단계 하층에서 탄도미사일을 방어하는 무기라면, L-SAM은 '탄도미사일 종말단계 상층 방어 체계'에 해당한다. 군이 목표로 했던 다층적 미사일 방어 능력을 구현하는 무기체계다. 군 관계자는 “40km 이상 높은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 더 얻은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우리 군의 미사일방어능력을 더 높은 고도, 더 넓은 지역으로 확장시키는 최첨단 전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L-SAM 개발 성공은 대한민국의 첨단 미사일 개발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성과다. 특히 대기밀도가 낮은 고고도에서 고속으로 비행하는 적 미사일을 순간적인 위치변환과 미세한 자세조정을 통해 정확히 타격하여 완전 무력화하는 L-SAM의 직격요격(Hit To Kill) 방식은 소수의 군사 선진국만 보유한 고난도의 정밀유도 기술로, 국과연은 이를 순수 국내 기술로 구현했다. 군은 올해 L-SAM 개발을 완료한 후 2025년 양산에 착수, 전력화 계획에 따라 2020년대 중후반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건완 국방과학연구소장은 “L-SAM의 요격미사일, 장거리 레이다 및 작전통제의 모든 기술적 요소를 독자적으로 완성했다”며 “M-SAM-II에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 방어체계 개발능력을 재확인하는 쾌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