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 북·러 군사회담 트럼프 취임 전 영토 탈환 급한 러 北과 무기 등 군사협력 논의한 듯 우크라 특사단 방한 견제 의도도 정부, 파병 땐 증원보다 교체 전망 내년 5월 러 전승절 北 참여 요청 휴전해도 중·장기 협력 논의 관측 한·미처럼 북·러 연합훈련 할 수도
러시아 국방 수장이 평양을 방문해 지난달 29일 북한과 군사회담을 가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특사단이 한국을 방문한 지 이틀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이 지난달 29∼30일 평양을 방문했다고 1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벨로우소프 장관을 접견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정부와 군대와 인민은 앞으로도 제국주의 패권 책동에 맞서 국가 주권과 영토완정을 수호하려는 러시아의 정책을 변함없이 지지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했다. 김 위원장은 “첨예화되는 우크라이나 사태 발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최근 미국이 취한 반러시아적 조치들은 분쟁을 장기화하고 전 인류를 위협하는 무책임한 행위로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방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과 영국산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한 조치를 비판한 것이다. | 환영공연 보며 화기애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지난달 29∼30일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부 장관(왼쪽)과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환영하는 공연에 참석해 벨로우소프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벨로우소프 장관의 방북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노동신문·뉴스1 | 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전황과 대응전략을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후 휴전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큰 만큼, 유리한 고지에서 협상하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충돌이 최근 격화하고 있고 북한군 추가 파병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추가 파병은 러시아 내 북한 병력 규모의 증원보다는 기존에 파병된 1만여 북한군의 교체 및 보강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존 파병 병사들에 대한) 로테이션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1차 파병 군인들은 쿠르스크에서 전투 후 사상자가 나왔다고 미 국방부가 확인한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로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까지 점령지 확대, 쿠르스크 재탈환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공세를 강화하기 위해 병력 추가 또는 대체병력 확보, 군수 생산 및 무기 확보 요청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 국방 장관이 특사로 한국을 방문하고 한국 정부가 무기 지원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온 상황에서, 한국 개입을 차단하기 위한 압박이 필요해진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에서 향후 신정부 출범 후 휴전협상 국면이 오더라도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북·러가 합동 군사훈련을 시작하는 등 소위 “전략적 균형“을 꾀하려는 중·장기적 준비까지 논의됐을 수 있다. 단순히 북한군 파병과 러시아의 반대급부 지급 문제에 그치지 않았을 거란 이야기다. 김 위원장은 “강력한 조로(북·러)관계는 국제적인 전략적 안정을 담보하는 안전보장 장치”라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유사시 대북 협력 및 러시아의 개입을 재확인하고 한·미동맹 및 연합훈련과 같이 북·러 합동훈련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내년 5월은 우크라이나 전쟁 향후 추이와 무관하게 양측이 정치·군사적 밀착을 과시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전망이다. 러시아 매체들은 벨로우소프 장관이 이번 방북에서 내년 5월 9일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북한군 부대 파견을 요청하면서 “긍정적 결정을 기다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소련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날을 기념해 매년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전승절 행사를 연다. 광복 80주년인 내년은 북한 내에서도 조국해방 및 당 창건 80주년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해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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