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해리 포터의 친구 론 위즐리 역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루퍼트 그린트(36)가 영국 국세청과의 법정 공방에서 패소해 180만 파운드(약 32억 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영국 법원이 그린트가 세금 추징이 부당하다며 영국 국세청을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를 보면, 그린트가 2011~2012 회계연도에 DVD 판매와 스트리밍 판권 등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로 발생한 부가 수익 450만 파운드(약 81억 원)에 달한다. 해당 수입을 지급한 것은 그린트의 사업을 관리하는 회사였으며, 이 회사의 유일한 주주는 그린트 본인이었다. 이에 2019년 영국 국세청은 그린트가 이 부가 수익을 소득으로 신고했어야 했지만, 자산으로 신고해 세금을 덜 냈다며 추징세를 부과했다.
영국에서 일반 소득세율은 최고 52%지만, 자본이득세의 세율은 10%다. 그린트는 과세가 적절했다며 항소했다. 회사로부터 받은 450만 파운드가 자신의 업무에 대한 '권리, 기록 및 영업권에 대한 대가이며, 이는 자본 자산이므로 자본이득세 과세 대상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문제가 된 수익이 해당 기간에 이미 대부분 가치가 실현된 만큼, 자본이 아닌 소득으로 과세하는 것이 옳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그린트는 2016년에도 세금 100만 파운드 환급과 관련된 별도의 소송에서 진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패소하게 됐다. 그린트는 2001~2011년까지 해리포터 영화 8편에 모두 출연해 총 2400만 파운드(약 427억 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영화 ‘인 투 더 화이트', '찰리 컨트리맨', '노크 잇던 기내' 등에 출연했으며 TV와 연극 무대에도 섰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