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르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시아버지 때문에 고민이라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결혼식 축가를 음치 시아버님이 부르시겠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내년 5월께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라는 글쓴이 A씨는 "예비 시아버님이 대외 활동을 많이 하신다. 시의원도 하셨고 각종 봉사활동 등 평소 취미가 기타 치는 거랑 노래다. 문제는 우리 결혼식에 본인이 축가를 부르시겠다고 고집하신다"라고 운을 뗐다. A씨는 "노래를 잘 부르시면 그럴 수 있다. 그런데 못 들어줄 정도로 음치다. 친구분들이 밴드처럼 연주해준다는데 동영상 한 번 보고 기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드럼은 박자도 안 맞고 베이스도 엉망에 가운데에서 마이크 잡고 고래고래 노래하는 시아버님까지. 게다가 매번 멋 낸다고 머리 파마하고 흰색 정장을 입고 부르는데 완전히 마이콜이 따로 없다"라고 토로했다. 거절하기 애매했던 A씨가 "이미 섭외한 축가 가수가 있다"고 말했지만, 시아버지는 자신이 해주고 싶다며 매일 연습 중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A씨를 더 화내게 하는 건 예비 신랑의 태도다. A씨는 "예비 남편은 '아빠 소원이라는데 한 번 들어주자. 친구한테 축가 부탁하고 그 뒤에 피날레를 장식하자'고 말하고 있다"며 그 말이 더 화가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생각에는 축가뿐만 아니라 이 일을 시작으로 매사에 시아버님이 이럴 거 같다.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야 하는데 그걸 모르신다. 진심으로 음치 시아버님 때문에 결혼 중단하고 싶다"라고 하소연했다.
해당 사연에 누리꾼은 "내 결혼식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거 못하고 시부모 소원까지 들어줘야 하나", "대책 없이 배려 없는 시댁. 중간 역할 못 하는 남편.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지 보인다", "결혼식은 부부의 축제지 시부모 장기 자랑 대회가 아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는 "특색있고 의미 있는 결혼식 아니냐. 다 똑같은 결혼식보다 좋은 것 같다", "시부모님이 하고 싶다는데 해주면 안 되냐", "참 인생 불편하게 산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