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조만간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 참석 초청장을 받고도 미국 입국 비자 발급을 무더기로 거부당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CES 2025는 내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개막을 한 달가량 앞둔 CES 참가 중국 기업의 직원 상당수가 미국 당국으로부터 비자 발급을 거부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4000여 개에 달하는 CES 참가 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30% 정도임을 고려하면, 대규모 비자 거부 사태는 전례 없는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CES 대변인은 “중국에서 오는 CES 참가자들의 비자 신청이 거부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중국산에 6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선 승리 이후 지난달 25일에는 마약 유입 문제를 이유로 중국에는 기존 관세에 더해 10%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 등이 모두 대중국 강경파라는 점에서 향후 미·중 갈등은 더 심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는 화웨이와 중국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 SMIC를 미국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접근을 제한하는 블랙리스트에 올린 전례도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미 국무부는 대규모 비자 거부 사태에 신속히 대응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 정부는 비자 발급 장벽을 낮춰 양국 간 정상적인 인적·비즈니스적 교류를 촉진하라”고 촉구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