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대학교 총장 출신이자 한국교원교육학회장을 역임한 박남기 교수가 동덕여자대학교 사태를 두고 "기업이 노조를 대하는 듯하다"고 언급했다.
3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 교수는 전날 매체와의 통화에서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5대 요구안을 제시하며 본관 점거 해제를 고려하겠다는 유화 제스처를 보였는데, 학교는 반대로 강하게 나가고 있다"며 "기업이 노동조합을 대하는 듯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학교도 (공학 논의) 출발 단계부터 미숙함을 보였다"면서 "학교 측은 절차상 학생들의 의견을 물을 때가 아니라고 했지만, 아젠다를 세팅하는 단계부터 학생들을 소통 주체로 참여시켜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과거 총장직을 맡았던 당시 등록금 인상 문제를 해결한 일을 짚기도 했다. 그는 "총장 시절 등록금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예산안을 만드는 과정부터 학생들을 전부 참여하도록 했다"며 "12월에는 학생회 주관 회의를 30회 이상 진행하며 등록금 중 기성회비를 25%가량 올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상 결정 후 교육부에서는 원상 복구하라고 했다. 만약 인터넷에 (학생들의) 이의제기가 나온다면 문책하겠다는 말까지 들었다"면서도 "어느 학생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모든 단계에 학생들이 참여했기에 상황을 모두 이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학교 기물 배상 문제 등에 대해서는 "재정적 손실은 학교 측이 총학생회뿐 아니라 동문회 등 여러 기관과 협의하면서 진행해야 한다"며 "발전기금을 추가로 모집해 재정적 손실을 만회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남녀공학 전환은) 대학 입장에서도 생존 문제 해결을 위해 고육지책으로 내놨을 사안이지만,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경청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동덕여대는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본관을 점거한 학생 21명을 경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들은 2일 교무처장인 이민주 비상대책위원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일말의 반성과 책임감 없는 총학생회의 태도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대학은 총학생회를 비롯한 주동 학생들에게 그 책임을 엄격히 묻겠다. 점거가 길어질수록 책임은 무거워진다"고 경고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