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3실장과 수석비서관 이상 고위 참모진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진석 비서실장을 포함한 실장, 수석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수석비서관 이상 참모진은 이날 오전 정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일괄 사의를 표명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6시간여 만의 해제에 대해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일시에 사퇴할 경우 대통령실 기능이 마비되는 만큼 윤 대통령이 사의를 모두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국무위원들을 소집해 내각 총사퇴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국무위원은 "회의에서 내각 총사퇴를 추진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다"면서도 "국무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기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덕수 총리는 이날 오후 배포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로서 작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 모든 과정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국무위원들과 중지를 모아 국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시간 이후에도 내각은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일상이 한치 흔들림 없이 유지되도록 모든 부처의 공직자들과 함께 소임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명수 합참의장(가운데)이 지난 3일 육군 1군단 예하 방공작전진지에서 적의 다양한 도발에 대비한 대응계획과 현장·행동중심의 방공작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합동참모본부] 정부 중앙 부처 장관들은 급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사태 직후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어 직원들에게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해줄 것을 주문하는 등 공직 사회 동요 차단에 나섰다.
군도 북한 도발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현역 군 서열 1위인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날 오전 개최한 긴급 작전지휘관 화상 회의에서 군 주요 지휘관들에게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김 의장은 "작전 기강을 유지해 대북 감시 및 경계 작전에 전념하고, 군 본연의 임무인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라"고 주문했다.
김 의장은 당분간 대북 감시, 경계 작전 등 대비 태세 임무 이외의 부대 이동은 합참 통제하에 실시하도록 했다.
이는 비상계엄 해제에 따라 평시 작전 지휘 체계 복원을 하고, 군부대의 이동에 따른 국민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참은 설명했다.
계엄 선포 이후 발령된 경계 태세 2급은 유지되고 있다.
김 의장은 이날 오전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과도 현 상황에 대한 공조 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연합사령관에게 "합참은 정상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북한 도발에 대비해 만전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