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 방송인 김어준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계엄군 체포조가 자신의 집을 찾아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4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방송에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이재석 전 KBS 기자가 진행을 맡았다. 이 전 기자는 영상 초반 "지금 김어준 공장장이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라며 "김 공장장의 집으로 계엄군 체포조가 와서 빠져나왔고, 지금은 다른 곳에 있다"고 전했다.
이후 김씨는 스튜디오와 전화 연결을 통해 "군 체포조가 집 앞으로 왔다"며 "제가 제보를 받기로는 출국금지가 되고 체포영장이 준비된 것으로 전해 들었다. 지금은 밤사이 달려 저 멀리 와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눈치가 빠르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평소에 시뮬레이션해 둔 게 있다"면서 "구체적인 방법은 비밀로 하겠다. 도피에 숙달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씨는 계엄령 선포에 대해 "대통령이 구성한 가상현실에서는 본인이 나라를 구해야 하므로 혼자 구국의 결단을 하신 것"이라며 "제 생각에는 국회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대응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또 한 가지는 아마도 허리에 해당하는 군인들이 기대만큼 일사불란하지 않았고, 현장에서도 생각보다 강압적이지 않았다"며 "군인들의 망설임도 크게 한몫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씨는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역 인근 유튜브 스튜디오에도 계엄군이 찾아왔다며 영상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는 "계엄군이 건물과 주변 도로, 골목까지 곳곳에 배치돼 있더라"며 "군인들이 '명령이 내려온 이상 어쩔 수 없다. 이곳의 출입을 봉쇄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8분경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계엄군은 국회로 집결해 오전 0시경부터 본청 진입을 시도했고, 사무처 직원들과 정당 보좌진들이 이를 저지하며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본회의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으며,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오전 4시 30분부로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4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모여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이들이 제출한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헌법이 요구하는 그 어떠한 계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원천 무효인 비상계엄을 발령했다"는 내용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