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남자였다가 여자로 성전환한 선수는 내년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여자 골프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4일(현지시간) "남성 사춘기 이전에 성전환한 여성 중에 남성 호르몬 수치가 정한 수치보다 낮아야만 USGA와 LPGA투어가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을 도입했다. 새로운 룰은 2025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LPGA 2부인 엡손투어와 LPGA투어와 제휴한 유러피언레이디스투어(LET)도 이 규정을 적용한다. 다만 취미로 하는 골프는 해당하지 않는다.
USGA와 LPGA투어는 의학, 과학, 스포츠 생리학과 골프 경기력 분석 등 관련 분야 최고 수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다. 두 단체는 "생물학적 성별에 따라 운동 경기력 차이가 있고 이런 차이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때부터 발생한다"면서 "사춘기 이후는 골프 경기력에서 우위를 누린다"고 설명했다.
이 제도의 도입은 남자 골프 선수였다가 성전환 수술을 받은 헤일리 데이비드슨(스코틀랜드)이 LPGA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에 응시한 게 불씨가 됐다. 데이비드슨은 남자 선수로 윌밍턴대, 크리스토퍼 뉴포트대 골프팀에서 뛰었고 2015년 US오픈 남자 대회 지역 예선에도 출전했다.
데이비드슨이 LPGA투어 Q 시리즈에 응시하자 여자 골프 선수 275명은 반대 청원서를 LPGA와 USGA, 국제골프연맹(IGF)에 보냈다. 이들은 "남성은 여성보다 골프에서 볼을 치는 능력치가 약 30% 앞선다고 추정된다. 남녀의 해부학적 차이는 클럽 헤드 스피드와 볼을 맞힐 때 일관성을 조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슨은 LPGA투어 Q 시리즈 최종전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