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야 6당이 탄핵소추안을 제출하며 표결을 앞둔 가운데, 윤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등학교 이사장이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윤명화 충암학원 이사장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충암 교무실로 온종일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스쿨버스 기사들에게 지나가는 사람들이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며 "윤석열과 김용현 등을 충암의 부끄러운 졸업생으로 백만번 선정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교명을 바꿔 달라는 청원까지 나왔다. 국격 실추에 학교 명예까지 실추시킨다"며 "부패한 구재단의 뻔뻔스러운 항고 소송에 아직도 시달리고 있는 현 법인은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충암 학생들이 무슨 마음고생인지"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장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박종선 777사령관 등 계엄 사태와 관련된 인물들이 충암고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비난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윤 이사장은 교육언론[창]에 "계엄령을 발동하고 앞장선 윤석열 부류 등 잘못된 선배를 둔 탓에 지금 충암고 학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재학생들도 이번 계엄령에 대해 굉장히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 때문에 우리 충암고 학생들이 욕을 먹고 있는데,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겠느냐"며 "충암학원 이사장으로서 국민께 죄송하고 자책감이 들어 글을 쓰게 됐다"고 게시물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초대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 제8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서울혁신센터장 등을 역임한 후 현재 충암학원의 제13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8분경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에 계엄군은 국회로 집결해 오전 0시경부터 본청 진입을 시도했고, 사무처 직원들과 정당 보좌진들이 이를 저지하며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본회의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됐으며,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오전 4시 30분부로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4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등 야 6당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모여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5일 의원총회에서 탄핵소추안에 반대하기로 당론을 결정했으며, 민주당은 오는 7일 표결을 추진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편 계엄령 3개월 전인 지난 9월 한 유튜브 채널에 "윤석열(충암고), 김용현 국방장관(충암고), 여인형 방첩사령관(충암고), 박종선 777사령관(충암고). 이분들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알고는 계셔야 미리 대비하실 것 같아서"란 댓글이 달린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계엄령 선포 이후 이를 발견한 누리꾼들은 작성자를 향해 "당신 누구야" "이 사람 뭐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