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서 식사하고 배탈이 났다며 음식점 업주들에게 합의금을 받아낸 일명 '장염맨'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5일 전주지법 제3-2형사부(이창섭 부장판사)는 사기 및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40)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미 동종범죄를 7차례나 저질러 벌금형 또는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다"며 "누범기간 중에 재차 범행했고 피해 복구가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에 비춰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항소기각 사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0개월간 음식점 업주 456명을 속여 합의금 1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방문하지도 않은 불특정 다수의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일행과 식사했는데 장염에 걸렸다"며 합의금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A씨는 업주가 합의를 거부하면 "돈을 주지 않으면 관청에 알려 영업정지 시키겠다"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불황 속 행정처분으로 생계가 무너질까 봐 겁에 질린 업주들은 협박에 견디다 못해 수십만∼수백만원씩을 A씨의 계좌로 이체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숙박업소를 옮겨 다니며 인터넷 검색으로 알게 된 유명 음식점들을 대상으로 매일 10∼20차례씩 전화를 걸어 범행을 시도했다. 범행 기간이 길어지면서 전국 음식점 3000여 곳이 A씨에게 합의금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렇게 타낸 돈을 숙박비와 치아 치료비 등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범행을 알아챈 업주들은 자신이 당한 수법과 피해 사례를 온라인상에 공유하면서 '장염맨을 조심하라'고 다른 업주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