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병으로 많이 쓰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재사용하면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돼 식도암, 췌장암의 위험이 커진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플라스틱 용기를 재사용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연구진들은 플라스틱병이나 용기를 재사용하면 독성 화학물질인 스타이렌에 노출돼 식도암, 췌장암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결과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컬럼비아대학교 등에서 진행된 연구를 종합한 결과다.
실제로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플라스틱에는 평균적으로 1만6000개의 화학물질이 포함됐는데, 이 중 4200개는 매우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플라스틱 입자가 너무 작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아 위험성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의 셰리 메이슨 교수는 "일반 사람들이 물을 볼 때 눈에 보이는 플라스틱이 있다면 마시기를 꺼릴 것"이라며 "하지만 가장 큰 우려 사항은 눈에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이라는 걸 사람들은 깨닫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플라스틱을 재사용하면 잠재적인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노 플라스틱 입자와 암의 확실한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나노입자가 인체 조직에 축적되면 화학적 독성으로 인해 암과 발달장애 등을 포함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메이슨 교수는 플라스틱병 안에 든 생수가 수돗물보다 깨끗하다는 인식은 마케팅 전략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마케팅 때문에 생수가 낫다고 확신하는데, (플라스틱병 안에 든 생수는) 물 외에 독성 물질을 함께 마실 수 있다"고 했다.
플라스틱을 가열하는 것도 위험하다. 나노 플라스틱, 독성 화학물질의 배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열된 플라스틱이 뒤틀리거나 녹으면 이 같은 물질이 음식에 스며들 가능성도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한 전문가는 플라스틱을 가열하기 전 제품 하단에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기호가 있는지 등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중요한 것은 전자레인지에 플라스틱 용기를 넣기 전 라벨을 주의 깊게 읽는 것"이라며 이어 "잘 모르겠다면 유리 등 다른 용기에 재료를 옮겨 담아 가열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