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 사이서 식량 부족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은 텔레그램을 통해 쿠르스크 지역의 북한군 사이서 식사 배급량이 충분치 않다는 불만이 나오자 러시아 당국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성을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쿠르스크에 파견된 장성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군관구의 자원 지원 담당 부사령관 메블리우토프 소장으로 알려졌다. DIU는 "러시아 당국이 메블루토프 소장을 감독하기 위해 파견했다"며, "(그는) 도착하자마자 러시아군 제11공수돌격여단의 식량 보급품을 북한군에 공급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제92·94 특수여단 소속 군인들이 러시아군 제11공수돌격여단, 제22 차량화 소총병 사단, 제810해병여단의 소속으로 배치되고 있다"며 "일부 병사는 러시아 부대의 지휘하에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군이 러시아 부대에 합류해 전선에서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안드리 체르냐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대표는 현지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군 2000명이 러시아 해병여단과 공수사단에 배치돼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며 "아직 9000명의 예비 병력이 더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아나톨리 바릴레비치 우크라이나군 참모총장도 1만1000명 이상의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에 배치됐고, 이 가운데 일부가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최근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 서부로 파병된 북한군이 전투 중 사망하거나 부상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 일부가 전투 작전이 아닌 경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날 우크라이나 매체 RBC는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부대가 운영하는 국가저항센터(NRC)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군이 경비 업무를 주로 맡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군이 경계 근무를 분담하면서 러시아군은 더 많은 병력을 최전선에 배치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가운데 3년째 우크라이나군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국인 남성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향해 항복을 촉구하는 영상을 친우크라이나 국제시민단체 '인폼네이팜(informnapalm)' 이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에서는, 황토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은 1분 40초 분량의 영상에서 자신을 '남한 출신 한국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저는 자의로 우크라이나군에 입대해 3년째 우크라이나를 위해 러시아를 상대로 참전 중"이라며 "김정은과 그 일가, 일부 부유층은 지금도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보통의 북한 인민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희생되고 있을 뿐”이라며 “여러분은 두려움과 추위, 굶주림 속에 살 이유가 전혀 없다. 여러분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낼 자유와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성은 북한군에게 구체적인 항복 방법도 제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을 발견하면 무기를 버리고 손을 들어 항복의 의사를 표하라"며 "우린 여러분을 해치지 않을 것이며, 여러분에게 음식과 집, 돈, 그리고 직업을 드릴 것"이라 말했다. 나아가 "여러분의 희망에 따라 다른 나라로 망명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