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모친을 이유 없이 때리고 은행에서 신용카드 발급을 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바지를 내리고 난동을 부린 50대가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는 6일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가 특수존속폭행, 특수재물손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에 벌금 10만원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지난 4월 14일 평창에 있는 모친 B(85)씨 집에서 지팡이로 B씨 고관절과 손, 어깨 등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정신과 입원을 위해 부른 119구급차가 도착해 B씨가 "병원에 가야 한다"고 말하자 이유 없이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B씨는 집을 철거한다며 목발로 50만원 상당의 출입문·거실 유리창을 깨부쉈다. 그에게는 업무 방해 혐의도 더해졌다. 같은 달 17일에는 평창 한 은행에서 신분증 없이는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없다는 직원을 향해 고성을 지르고 보안 기기와 자동입출금기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했기 때문이다.
당시 A씨는 1시간 뒤 또 다른 은행에서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카드 발급이 또다시 거부당하자 또 난동을 부렸다. 대기 순번표 여러 장을 손으로 뽑아 바닥에 버리며 침을 뱉고, 목발로 홍보물 배너를 쓰러뜨리거나 직원들과 다른 고객들이 보는 앞에서 바지를 내리기도 했다.
다음 날 그는 마트에서 소란을 피웠다. 마트에서 A씨의 건강을 염려한 직원이 담배와 술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하자 홧김에 욕설하고 지팡이로 진열대를 내리쳤다.
앞선 1심 재판부는 "사회에서 격리해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A씨 측은 항소심에서 "사건 범행 당시 사물 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으므로 그에 따른 법률상 감경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A씨에게 입원 치료를 여러 차례 권유했음에도 A씨가 거부하면서 치료가 꾸준히 이뤄지지 못한 점, 예정되어 있던 정신과 치료를 받지 않고 스스로 상당한 양의 술을 마셔 스스로 심신미약 상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이는 점을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