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7일 오후 5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재표결한 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하는 가운데, 미국 언론이 김건희 여사를 비상 계엄 사태의 요인으로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영부인이 그 남편의 자리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South Korea’s First Lady Looms Over Her Husband’s Embattled Presidency)’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 여사를 둘러싼 스캔들을 보도했다.
WSJ은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을, 김 여사는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있다며 이는 우연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전에도 지지율이 높은 편이 아니었지만, 김 여사와 관련된 공적인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지지율 침체가 가속화되고 ‘원칙주의 검사’의 이미지가 손상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새크라멘토 캠퍼스에서 젠더정치를 연구하는 영임 리 교수는 WSJ에 “디올백 논란은 윤 대통령의 반대파가 그의 약점을 공격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됐다”면서 “아내를 특검 조사에서 보호한 것은 윤 대통령이 어떤 종류의 리더인지 확인시켜줬다”고 분석했다.
WSJ는 자신의 진영 내에서조차 아내의 스캔들로 비판받기 시작했지만, 윤 대통령은 여전히 선을 그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김 여사 특검법을 통과시킬 때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영부인 논란 관련 공개 사과를 요구한 일,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한편 영부인의 공식 활동 중단과 제 2부속실 설치 등을 약속했지만 특검에 대해선 끝내 거부한 일 등을 언급했다.
또한 윤 대통령이 경기침체, 주택가격 급등, 인사 논란 등으로 인기를 잃었으며,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으로 지난 2월 이후 의사 수천 명이 파업 중인 점도 거론했다.
WSJ는 “야심적이고 윤 대통령을 통제하는 것처럼 보이는 김 여사의 모습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기억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맥락의 서사”이라고 비교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