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1932년 이후 19차례 발생한 쿠데타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법 제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지 매체 방콕포스트는 7일 집권 여당인 프아타이당이 쿠데타를 일으킬 군부 능력을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국방부행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태국에서는 1932년 입헌군주제 전환 뒤 19차례 쿠데타가 일어나 12번 성공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두 차례 쿠데타가 발생했다. 가장 최근에는 2014년 육군참모총장이던 쁘라윳 짠오차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고, 지난해 총선 패배로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태국인들은 여전히 쿠데타에 관한 불안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2.2%가 '쿠데타가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출범한 프아타이당 정권은 민간 출신을 국방부 장관으로 기용하고 군 개혁을 추진하며 쿠데타 방지법 제정을 준비해왔다. 법안은 국방위원장을 기존 국방부 장관 대신 총리가 맡도록 한다. 아울러 총리에게 군사력으로 권력을 장악하려고 시도했거나 모의하는 군 간부 직무를 즉각 정지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다.
이어 군을 동원해 행정권을 통제하거나 정부 기관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지휘관이 개인적인 이익이 되는 사업이나 활동에 병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기도 했다. 장교에게도 상관의 불법적인 명령에 따르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했다.
또 군사령관이 측근을 장군으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내각이 구성한 인사위원회에 장성 임명·감독 권한을 부여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자, 불법 약물·인신매매·환경 파괴 등에 연루된 자 등을 배제하는 등 장성 진급 대상 기준도 강화했다.
한편 태국인들은 '쿠데타 방지법이 쿠데타를 막을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설문조사에 77.5%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