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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탄핵표결 무산, 혼란 장기화…尹정치 장래 밝지 않아”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12-08 11:05:34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언론은 7일(현지시간) 계엄 사태와 관련한 한국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이 무산되면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대통령이 일단 직무정지는 면했지만 정치적 미래가 밝지 않다는 분석과 함께, 대다수 의원이 표결을 보이콧한 여당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제기됐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지난 7일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 실책 이후 탄핵을 피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표결 불발은 추가적인 정치적 혼란과 대통령 사임에 대한 대중의 요구 증대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뉴욕타임스(NYT)는 “윤 대통령 탄핵 시도가 실패로 끝나면서 이번 주 짧은 계엄령 발효 이후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길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여당이 투표를 보이콧하면서 한국 대통령은 탄핵을 피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통령 탄핵 시도가 무산된 것은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혼란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적었다.
워싱턴포스트 온라인판 머리기사로 韓 탄핵안 표결 무산. 워싱턴포스트 홈피 캡처.
탄핵 반대 당론에 따라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제기됐다.

WP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표결에서 단결했다”며 “윤 대통령의 행동들보다 진보 정권의 복귀를 더 우려한 것”이라고 평했다.

AP통신은 “많은 전문가가 윤 대통령이 남은 2년 반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한다”며 “그들은 국민의 탄핵 요구가 더 커지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결국 야당의 윤 대통령 탄핵 노력에 동참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날 “비상계엄 선포로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됐다”며 “수만 명의 시위에도 여당 의원들의 보이콧으로 표결은 진행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7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 표결 불참에 따른 의결정족수(200명) 미달,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폐기된 것에 대한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주한미국대사관과 한반도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된 직후 SNS에 “한국의 정치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이라며 “특히 국회의사당 주변에서 시위가 증가하고 교통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평화적인 목적의 시위라도 대립적인 분위기로 바뀌며 폭력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공공장소에서는 주변 환경에 주의를 기울이고 안전 예방 조치를 취해달라”고 덧붙였다.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한국 민주주의가 불확실성에 빠졌다고 경고했다.

그는 전날 우리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이 무산되기 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기고문에서 “현시점에서 식별 가능한 유일한 결과는 현직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시점과 과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한국과 미국, 전 세계가 큰 경제·정치적 비용을 치르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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