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 선택과목 중 미적분을 택하는 쏠림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입시업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 중 절반 이상이 수학 선택과목으로 미적분을 택했다고 보도했다. 미적분을 선택한 응시자는 22만7232명으로, 전체 수학영역 응시인원의 51.3%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확률과 통계가 20만2266명으로 45.6%였고, 기하는 1만3735명으로 3.1%에 그쳤다.
미적분 쏠림현상은 지난 몇 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미적분을 선택한 응시자 비율은 ▲2022학년도 39.7%에서 ▲2023학년도 45.4% ▲2024학년도 51.0%에 이어 2025학년도 51.3%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반해 확률과 통계 응시자 비율은 2023학년도 48.2%에서 올해 45.6%로 2.6%P 하락했고, 기하는 같은 기간 6.4%에서 3.1%로 절반 이상 줄었다.
국어영역에서는 한동안 증가 추세였던 언어와 매체 응시 비율이 올해에는 하락으로 돌아섰다. 언어와 매체를 응시한 수험생 비율은 2023학년도 35.1%에서 2024학년도 40.2%로 증가했으나, 올해 수능에서는 응시율 37.0%로 지난해 대비 3.2%P 하락했다.
수험생이 미적분을 많이 택하는 이유는 표준점수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상승하고, 시험이 쉬우면 하락한다.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후 동일한 원점수를 받아도 상대적으로 어려운 선택과목(미적분)의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자 표준점수)이 높은 현상이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수능의 경우 수학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을 보면 확률과 통계는 137점, 미적분은 148점, 기하는 142점으로 추정됐다.
종로학원은 올해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미적분 140점, 확률과 통계 135점으로 5점 정도 차이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미적분 선택 수험생은 두 문제 정도를 틀리더라도 확률과 통계 만점과 표준점수 최고점은 비슷하게 받게 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5일 발표한 2025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자료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의 84.3%는 사회탐구를,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한 학생은 각각 68.3%와 57.2%가 과학탐구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선택과목을 1개씩 조합해 응시한 수험생 비율은 확률과 통계 응시자의 6.2%, 미적분 응시자의 14.4%, 기하 응시자의 12.7%였다. 또 종로학원은 이번 수능 수학 1등급 1만8199명 중 압도적 대다수인 96.0%가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했고 나머지 4.0%만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 도입 이후 4년 연속 이과생이 유리한 현상이 나타났다"며 "문·이과 통합 지원하는 무전공 전형 등은 문과생이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