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이를 풍자하는 각종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주목을 받은 풍자물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사진 하단에 '나 사랑 때문에 ○○까지 해봤다'는 질문을 띄우고 답을 '계엄'이라고 써넣은 게시물이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가수 로이킴의 '내게 사랑이 뭐냐고 물어본다면'이라는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깔렸다.
지난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계엄 사태를 소개하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전 세계의 적이 되길 선언하는 일이 영화나 소설에만 나온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보도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0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정진석 비서실장을 앉혀두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도 풍자의 대상이 됐다. 여기엔 "내가 어제 2차 끝나고 뭘 선포했다고?"라는 자막이 달렸다. 또한 과거 윤 대통령의 음주 장면에는 "뭐? 내가 계엄을 선포했어?"라는 자막이 달리기도 했다. 2022년 '바이든 날리면' 논란 당시 김은혜 홍보수석의 사진에 "다시 한번 들어봐 주십시오. '계엄 선포'가 아니라 '개헌 선포'입니다"라는 자막을 삽입한 누리꾼도 있었다.
북한 김정은이 눈살을 찌푸리는 사진에 '현 시각 가장 놀란 사람'이라는 제목을 넣거나 윤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마주 앉은 사진을 올리고 "나도 (계엄은) 생각만 했어"라고 하는 게시물도 있었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키며 "저기가 서울 XXX예요"라고 알려주는 사진도 이목을 끌었다.
비상계엄과 관련한 밈은 해외에서도 생겨나고 있다. 사태 직후 미국의 한 커뮤니티엔 '지구에서 가장 빠른 것(The Fastest Things on Earth)'이라는 글과 함께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윤 대통령의 사진이 올라왔다. 한국의 계엄령이 치타나 비행기, 심지어 광속보다도 빠르다는 내용의 풍자물이었다. 한 해외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 예브게니 프리고진 러시아 바그너 그룹 지도자 등이 윤 대통령에게 "합류하라(join us)"라고 말하는 합성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들은 모두 최근 친위 쿠데타를 계획한 의혹을 받거나 실행했다가 실패한 인물들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