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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앞바다 어선 전복, 선원 7명 심정지·1명 수색 중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12-09 16:01:04
"당신 없이는 집에 못가", 충격에 몸 가누지 못한 금광호 유족
선장 가족 "평소 술 한번 안 마신 가장이자 60년 뱃사람, 선장만 40여년째"
40년 이상 경력 기관장 아들 "이제는 쉬시라고 했는데" 오열
선내 에어포켓 형성되지 않아 사망자 늘어난 것으로 추정
경주 사고 선박 인근 양포항으로 예인, "항내서 실종자 수색 집중"


"아버지는 60년 이상 배를 탔고, 40여년째 선장을 해왔는데...."

9일 오후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전복된 어선 금광호의 선장과 기관장 시신이 안치된 경북 경주시 동국대병원 장례식장.

9일 오전 경북 경주시 감포읍 감포항 앞바다에서 어선과 모래 운반선이 충돌해 어선이 전복되면서 해경이 승선원 구조에 나서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장례식장에는 기관장 황모(75) 씨의 빈소만 덩그러니 차려져 있었다.

급하게 차려진 빈소 안내판에는 고인의 이름 석 자만 덩그러니 적혀 있어 황망함과 함께 숙연함이 느껴졌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기관장 황씨의 빈소에서 만난 아들 황모(48) 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황씨는 "지난 토요일에 출근했다가 그냥 잘 계시는가 싶어서 전화했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라며 "요새는 전보다도 서로 대화도 더 늘어나고 그랬는데…"하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에 따르면 기관장 황씨는 유독 건강했다고 한다.

최근 증손주를 본 그에게 가족은 뱃일을 그만두라고 권했지만, 그는 한사코 "유일한 낙"이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아직 빈소의 형태가 갖춰지지 않은 우모(80) 선장의 유족들은 오열했다.

고인은 60년 된 뱃사람이었다.
선장이 된 지는 40여년째였다.

포항해경 수색 구역도.
우 선장의 아내는 갑작스러운 이별로 인한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

아내는 "나 당신 없이 집에 못간다"며 망인이 된 남편을 향해 목놓아 통곡했다.

선원 박모(70대)씨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실종된 이들 3명은 모두 경주 감포 지역 사람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선원 3명과 외국인 선원 4명은 울산A병원(2명), 경주동국대병원(3명), 포항B병원(2명)으로 시신이 각각 안치된 상태다.


포항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29t급 저인망 어선인 금광호는 이날 오전 5시 43분쯤 경북 경주시 감포항 남동쪽 약 6㎞ 앞바다에서 456t급 모래운반선과의 충돌사고로 전복됐다.

이에 해경은 이날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전복된 어선에서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1명이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고가 난 어선에는 총 8명이 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7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승선원 8명 가운데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인원 7명(한국인 3명, 인도네시아 4명)이고 나머지 수색중인 1명은 인도네시아 국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된 7명 모두 사망 판정이 났다고 밝혔다.

해경은 이번 어선 전복 사고와 관련, 사고 선박을 인근 항으로 예인한 뒤 실종자를 수색하기로 했다.

포항해양경찰서는 이날 오후 경주시 감포읍 감포항 남동쪽 약 6㎞ 바다에서 29t급 어선 금광호를 포항시 남구 장기면 양포항으로 예인할 방침이다.

정상 속도로 가면 금광호는 이날 오후 10시쯤 양포항에 도착한다.

해경은 당초 감포항으로 예인할 계획이었으나 수심이 얕아 사고 현장 북쪽에 있는 양포항으로 예인하기로 했다.

그동안 10여회에 걸쳐 수중수색을 실시했으나 그물과 어구, 좁은 구조물로 인해 선내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해경은 금광호에서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1명이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이탈방지망으로 둘러싼 뒤 양포항에 도착하면 정밀 수색할 방침이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예인 중에는 구조활동을 못하고 이탈방지망으로 둘러싸서 양포항에 도착해 정밀수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할 것"이라며 "모래 운반선이 이날 오후 포항구항에 입항하면 선장과 선원들 신병을 확보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해경에 따르면 2명은 조타실, 1명은 기관실, 4명은 선실에서 각각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복된 어선 금광호 내부에는 ‘에어포켓’이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로 인해 선내 승선원 사망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경주=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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