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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벌어도 집값 못 따라가…내년엔 내집 장만 더 힘들어진다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12-10 10:13:50
내년부터 대출심사 강화 전망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소득이 늘었지만 집값 상승폭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 양극화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는데, 내년부터 대출심사가 강화돼 내 집 장만이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고착화됐다”고 지적했다.

10일 통계청과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가구의 평균 자산은 5억4022만원으로 1년 전보다 2.5% 늘었다.

가구별로 금융자산 1억3378만원과 부동산 등 실물자산 4억644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금융자산은 전년보다 6.3% 올랐고, 실물자산은 1.3% 증가했다.

자산의 평균은 늘었지만 계층별 격차는 커졌다.
소득 5분위(상위 20%)의 자산은 전년보다 5.4% 증가했다.
4분위 역시 2.7% 늘었다.
그러나 3분위 이하 중저소득층은 오히려 감소했다.
1분위과 2분위는 각각 2%와 0.7% 줄었다.
3분위도 2.1% 감소했다.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10분위(상위 10%) 경우 금융소득 중에서 저축액이 많이 증가했고, 실물자산 중에서는 거주 주택 외 부동산 보유 증가분이 다른 분위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으로 비교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순자산 지니계수는 0.612로 전년 0.605보다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0과 1사이로 표현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
한국 순자산 지니계수는 6년 연속 상승 중이다.

더 큰 문제는 계층별 소득 격차는 줄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산 격차가 확대된다는 점이다.

박 과장은 “2020년 전후로 부동산 값이 크게 오른 것이 누적적으로 작용해 소득 격차 완화를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며 “소위 ‘돈이 돈을 버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내년 가계부채 공급 계획을 두고 은행권과 막바지 조율을 벌이고 있다.
당국은 내년 은행들이 현실적인 수준으로 대출을 공급할 수 있도록 목표량을 전년보다 조금 늘릴 전망이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폭은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하는 원칙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소득·자산 기반의 대출 관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엄격한 여신심사 체계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인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내년도 가계대출 계획을 제출받고 검토 중이다.
또 관계부처와 정책대출 총량 등을 협의한 뒤 이번달 안에 대출 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내년도 은행별 가계대출 연간 목표량(총량)을 올해보다 조금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며 대출공급이 특정 시기에 쏠리지 않도록 월별·분기별로 대출 추이를 점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러나 가계대출 증가폭을 경상성장률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은 내년에도 엄격하게 적용될 방침이다.
이를 지키지 않거나 연간 계획을 초과한 은행에 대해서는 다음해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를 축소하는 페널티가 부여된다.

특히 무분별하게 대출을 내주는 은행들의 대출 관행도 엄격하게 감독할 계획이다.
여신심사 고도화로 소득·자산 기반의 대출이 자리잡도록 해 과도한 대출 증가율을 억제하는 한편, 빈번하게 발생하는 부당대출도 막을 예정이다.

금융권의 모든 가계대출에 가산금리를 부여하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도 내년 7월부터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가계대출에 대한 경기대응완충자본 부과 등과 같은 거시건전성 규제수단 도입도 적극 검토되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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