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대한민국이 분노했다. 계엄령이 3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공포에 떨었던 순간의 여파가 식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당장 경제적으로 직격타를 맞았고, 문화예술업계는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다른 나라 얘기인 줄 알았다.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전국적으로 자발적 국민 집회가 열리고 있다. 악역이 활개 쳐도 결국 영웅이 승리하는 해피엔딩을 바랄 뿐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고립됐던 시절이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과거’로 남았지만, 당시 피해 복구는 현재진행중이다.
누구나 힘들었던 시기였다. 공연업계 종사자들의 마음도 시렸다. 텅 빈 관객석을 바라보며 무대에 오른 배우들은 매 공연 눈물을 삼켰다. 코로나 해제 후 마스크를 벗은 관객들과 마주했을 때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코로나19는 전염병이었다. 그런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계엄령이라니.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얼떨떨하다.
뮤지컬 ‘마타하리’는 개막 이틀을 앞두고 계엄 속보를 들었다. 국민의 단합으로 계엄령이 빠르게 해제돼서 망정이지, 독재체제가 이어졌다면 곧바로 셧다운될 뻔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배우들도 참지 않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타하리’ 무대에 오른 옥주현은 “계엄령 하나가 너무 무섭다기보다 이 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어?’ 했던 것 같다. 그 시작이 메르스였고, 그다음이 코로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흔들릴 때 가장 타격을 받는 게 예술인 것 같다. 여유를 부릴 수 없기 때문이다. 무사히 돌아오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며 한숨 쉬었다.
하지만 끝까지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 결국 정의가 승리하기 때문이다.
옥주현은 “주변 사람들이 떠나가고, 어떤 순서도 정해져 있다는 것을 삶을 통해서 느끼게 됐다. 세상에 일어나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은 운명이고, 따라서 잘 살아가야지 싶었다”며 “‘코로나같이 이런 거구나, 역시나 인생은 알 수 없는 거구나’라며 매 순간을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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