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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사태 시민 분노 백번 공감”… ‘비난 멈춰달라’ 尹모교 충암고 학생들 ‘호소’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4-12-10 14:44:52
학생회 공식 입장문
“대통령과 논란 인물들 졸업 40년 지난 사람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 여파가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모교인 충암고 재학생과 교직원들에게도 불똥이 튀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

지난 2021년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모교인 서울 충암고등학교를 방문해 후배인 야구부원들과 오르막길을 달렸다.
연합뉴스

충암고는 윤 대통령(8회 졸업생)과 김 전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인형 방첩사령관 등 비상계엄 사태 주동자로 거론되는 이들의 모교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모교인 충암고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우려해 경찰에 순찰 강화를 요청한 바 있다.

충암고 학생회는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식 입장문을 내고 “12·3 사태로 인한 시민의 분노는 충암고 학생회 또한 백번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은 충암고를 졸업한 지 40년이나 지난 졸업생”이라며 “충암고를 잠시 거쳐 간 인물일 뿐 재학생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이 학교 출신인 이른바 ‘충암파’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하면서 학교에는 수백통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학교명을 ‘계엄고’ 바꾸라는 비아냥까지 쏟아지는 등 학생과 교직원에게도 비난이 쏟이지고 있다.

학생회는 “사태 이후 교복 입은 학생에게 폭언하고 취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거나 교무실에 항의 전화하는 등 피해 사례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충암고는 학교 정상화, 체육관 공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단 한 번도 특혜를 기대하며 졸업생과 접촉한 적은 없었다”며 윤 대통령을 비롯한 충암고 라인의 핵심 인물들과는 더는 연관이 없음을 재차 역설했다.

또 “부디 충암고와 재학생을 향한 비난을 멈춰주시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들의 미래를 꿈꾸고 펼쳐나가도록 도와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겠다”고 호소했다.

출처: 충암고 학생회 인스타그램

한편 9일 교육계에 따르면 충암고는 이번 사태에 대한 비난이 엉뚱하게 학교로 향하자 등하교 시간 순찰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하는 공문을 최근 경찰에 보냈다.

스쿨버스 운행이 방해받는가 하면 행정실과 교무실 등으로 전화를 해 욕설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에 학교 측은 지난 6일 학생들이 내년 2월까지 교복 대신 자율복을 입을 수 있게 임시 조처를 내렸다.

그럼에도 학생과 교직원을 향한 도를 넘은 공격과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충암고 관계자는 “주말 사이에도 100통이 넘는 부재중 전화가 왔다”며 “막무가내로 전화해 '인성 교육을 제대로 안 해서 이런 사람을 배출했다'며 쌍욕까지 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입도 걸려 있어서 전화를 걸러받을 수가 없는데 받자마자 욕설을 하니까 멍하고 힘들다”고 토로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학교 앞도 안전하지 않다고 들었다”면서 “학생과 교직원이 무슨 상관이 있느냐. 이들의 안전을 위해 자제를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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