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주요 금융사 경영진이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쏟아냈다.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률 저해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우려되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은 충분히 관리 가능할 것으로 보면서, 그의 친(親)기업·친성장 정책으로 금융시장 역시 활황을 띨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행사에 참석해 트럼프 2기에 대해 "이 행정부가 매우 매우 성장 친화적인 의제를 운영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친기업·친성장 정책 등으로 규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자산 가격 상승, 자본시장 내 거래 활동 증가로 이어져 골드만삭스 사업 역시 급속히 확장될 것이라 기대했다.
제인 프레이저 시티그룹 CEO는 같은 날 블룸버그가 주최한 행사에서 내년 글로벌 경제와 관련해 "밝은 지점은 미국"이라며 "이 곳(미국)으로 이어지는 많은 길, 환상적인 기업가 정신 등 이 나라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촉발하는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전 세계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 10~20%, 대(對)중국 관세 60% 부과를 예고했다.
록펠러 대학에서 25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는 파울라 볼렌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새 정부는 아마도 관세를 협상 칩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만큼 (관세로 인한 부작용이)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가에 정통한 헤지펀드 억만장자 스콧 베센트 키 스퀘어 그룹 CEO가 트럼프 2기 재무장관으로 지명된 데 대한 기대감 역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솔로몬 CEO는 "스콧은 시장과 자본 흐름에 대해 뛰어난 통찰력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새로운 경제팀과 협력하게 돼 매우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간 위축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등 자본시장 거래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골드만삭스 그룹의 크리스티나 미니스 글로벌 신용 금융 수석은 "최근 몇년 간 소강 상태였던 (자본 시장) 거래 활동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거 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의제는 내년 세계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무역, 부채, 안보에 대한 기존 통념을 뒤집겠다는 공약은 하룻밤 새 이뤄지지 못한다"고 전망했다. 통신은 "현재 투자자들의 희망인 베센트 등 행정부에서 이성적인 목소리가 나올 것이란 희망, 정책이 레일에서 너무 멀리 이탈하면 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60% 관세를 때리고 대규모 감세에 착수해 S&P500이 폭락하고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면 그는 이 정책을 시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