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와 옥상 방수 일을 병행하고 있는 배우 권용덕 씨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는 연기자로서 연 1000만원 남짓의 수입을 얻고 있지만, 방수 일을 통해 월 400만원대의 수입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10일 유튜브 채널 '열현남아'에는 '무명 배우 하면서 옥상 방수 기술 배워서 일당 16만원 받는 44세 권용덕 배우'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권용덕은 지난 2005년 영화 '주먹이 운다'에 단역으로 데뷔했으며, 이후 영화 '대배우', '특별시민', '한산: 용의 출현' 등과 드라마 '어게인 마이 라이프', '금수저', '오랫동안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고려거란전쟁' 등에 출연한 배우다.
그는 옥상 방수 일을 하는 이유에 대해 "결혼을 했고 아이들도 있다 보니 '나는 배우'라면서 돈을 안 벌어다 줄 수는 없지 않나. 제가 결혼했는데도 제 꿈을 이루려면 그래도 할 건 해야 한다. 적어도 생활비는 갖다줘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공장이나 사무직을 들어가면 일을 빠질 때 얘기하고 휴가를 내야 하지 않나. 현장 일은 미리 얘기하면 언제든지 빠질 수 있다"고 했다.
또 "제가 적은 나이가 아니다. 앞으로 10년 만 해도 50대 중반이니까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현장 일을 찾고 있었다"며 "친한 친구 형이 여기서 20년 일했다더라. 전화해서 '일할 수 있냐'고 물으니 '요즘은 할 사람이 없다. 와라'라고 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권용덕은 현재 수입에 대해 "일당 16만원을 받고 있다"며 "한 달에 25일, 26일 정도 일한다. 월 수익은 400만원대 초반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비가 오면 물이 새지 않나. 그걸 막아주는 일"이라며 "추울 때 추운 곳에서, 더울 때 더운 곳에서 일한다. MZ세대들이 기피한다. 이 업종에서 아직 저보다 어린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배우 소득에 대해서는 "지난해 1년에 1000만원 정도"라며 "'그냥 배우만 해야지'라고 하던 분들도 있었는데 그분들도 지금은 투잡 다 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업이 옥상 방수 일이 됐다. 수입이 높은 게 본업이다. 생각해 보면 (수입으로는) 배우가 본업이었던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들은 아빠 직업은 배우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희는 일이 넘쳐난다. 현장이 너무 많다. (일자리를 구한다면) 무조건 구직할 수 있다. 큰 업체들은 (일손이) 항상 부족하다"며 "장마철에 비가 많이 오지 않나. 쉬는 줄 알았는데 비가 오면 시공한 곳에서 물이 새는 곳이 있다. 장마철 내내 보수를 간다. 장마철에도 한 달에 25~26일 일한다. 주 6일은 기본으로 한다. 옥상 방수 일감은 무조건 계속 많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