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10일(현지시간) "올해 미주 전 지역에서 보고된 뎅기열 감염 사례는 1260만여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1980년 관련 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다. 이전 역대 최대 수치는 지난해 456만9464건이다. 사망자 수는 7700여명에 이른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등의 피해가 컸다. 이들 4개 나라 감염자는 전체 90%에 육박한다. 뎅기열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더 큰 위협이다. 보건당국은 이상 고온 현상, 무계획적 도시화, 기후 변화와 연관된 가뭄과 홍수, 주택가 물웅덩이 방치 등을 뎅기열 급증 배경으로 지목했다.
뎅기열은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급성 열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뎅기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모기가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전파된다. 이 모기는 아시아, 남태평양 지역,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열대지방과 아열대 지방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병이지만, 최근에는 유행지역에 다녀온 후 발병하는 경우가 매년 30여 명씩 보고된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갑작스럽게 고열이 난다. 발열은 3~5일간 계속되고 심한 두통, 근육통, 관절통, 식욕부진이 생긴다. 초기에 때로 신체 전반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열이 떨어지면서 온몸에 피부 발진이 1~5일간 계속된다. 초기에는 얼굴, 목 및 가슴 부위에 좁쌀 모양의 발진이 일시적으로 나타나다가 3~4일째에 가슴과 몸통에서 시작해 팔다리와 얼굴로 퍼지게 된다.
뎅기열의 심한 형태로는 뎅기 출혈열이나 뎅기 쇼크 증후군이 있다. 환자는 열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것처럼 보이다가 상태가 급속히 악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매우 심한 쇠약감이나 불안증세가 생기고, 식은땀이 나며, 입 주위가 파랗게 되기도 한다. 뎅기쇼크 증후군이 계속되면 장에서 출혈이 생겨 혈변이 나타난다. 이 경우에는 병의 경과 및 치료 결과가 좋지 않아 사망할 확률이 40~50%에 달한다.
뎅기열이 유행하는 지역에 여행을 다녀온 경우 피부발진 및 발열 등으로 의심할 수 있다. 발병 5일 이내 급성기에는 피검사로 항체를 확인하거나 뎅기 바이러스의 핵산(RNA)을 검출하며 진단할 수 있다. 혈청에서 항체 검출은 6일 후에 할 수 있다. 뎅기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억제하는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는 할 수 있다. 보통의 뎅기열은 1주일 정도 지나면 특별한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저절로 나아진다. 다만 몸에서 출혈 현상이 있으면 사망 위험이 있다. 뎅기 출혈열은 혈압이 떨어지고 다른 장기들의 기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생겨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