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는 반찬이 해충과 쥐가 들끓는 개방된 축사에서 만들어졌다면?
비위생적인 공간에서 영업 등록도 하지 않고 절임 채소를 제조·판매한 식품제조업체가 검찰에 넘겨졌다. 음식이 제조된 공간은 한 축사로, 오염 물질이나 해충 차단 조처도 제대로 되지 않은 곳이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제조·가공업 영업 등록을 하지 않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절임 식품을 제조·판매한 A사 대표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7월 식품제조·가공업소가 아닌 '축사'에서 비위생적으로 절임 식품을 제조하는 업체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식약처는 정확한 규제 위반 경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A사 대표는 올해 5월2일부터 9월24일까지 약 5개월간 식품제조·가공 영업 등록 없이 마늘종(시중에선 마늘쫑으로 불림)에 소금, 식품첨가물을 첨가한 '채소절임'을 만들어 왔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채소절임 양은 15t에 달하며, 금액으로는 1억7000만원 상당이다. 이 가운데 2t, 약 4000만원에 해당하는 채소절임이 유통업체와 재래시장을 거쳐 이미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A사 대표는 서울에서 식품제조·가공업소를 운영해 왔으나, 내년엔 마늘종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해 미리 더 많은 양의 제품을 제조해 두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평소 창고로 쓰던 경기도 한 축사 형태 무허가 건축물에서 절임 채소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해충, 설치류 등 차단 시설 없이 외부에 개방된 작업장에서 수질검사를 받지 않은 농업용수를 사용했다.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채석장에서 채취한 돌을 누름석으로 쓰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