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승희 변호사와 고성국 정치평론가가 각각 출연 중이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된 사실이 알려졌다. 두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옹호하는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12일 배 변호사는 YTN 라디오 '뉴스 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저는 금요일인 내일 여러분과 마지막 방송으로 뵙게 될 것 같다"고 하차 소식을 전했다. 앞서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배승희 변호사입니다'에 '윤 계엄 선포. 치밀한 계획 뭐였나?'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배 변호사는 "대통령이 어느 쪽을 선택하든 지금의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하던 대로 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발언을 던졌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대통령이 헌법상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이 계엄"이라며 "위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언론들이 전부 위법하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에 11일 언론노조 YTN 지부는 "'내란 수괴'에 대한 지지 선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언론 윤리에 어긋나는 일이며, YTN의 명예에 먹칠하는 짓"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같은 날 고성국 평론가 역시 출연 중이던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하차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대담을 진행하며 "종북 주사파들이 윤 대통령에게 내란 수괴라는 누명을 덮어씌워 자유 우파를 완전히 궤멸하겠다고 나섰다. 비상계엄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법률을 위반한 것도 없고 헌법을 위반한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종북 주사파들 입에서 터져 나오는 주장들이 좌편향 언론들에 의해 무분별하게 전파되며 윤 대통령을 내란 수괴로 몰고 윤 정부와 국민의힘, 자유 우파 국민들을 내란 세력으로 몰아가는 모략이 극에 달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음날 청취자들은 '전격시사' 시청자 게시판에 고 평론가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 역시 성명을 발표해 "고성국은 부정선거를 확인하기 위해 계엄군을 불법적으로 선관위에 침투시킨 윤석열의 위헌적 발상에 동의하는 것을 넘어, 앞장서 극우층을 자극해 내란을 옹호하도록 부추기기까지 하고 있다"며 "공영방송의 시사 라디오 진행자가 아무리 개인 방송이라지만 어떻게 이리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하며 권력 비호를 할 수 있는가.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인물이 어떻게 공영방송의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단 말인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