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번 임기에 대통령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에도 급여를 전액 기부하겠다고 약속하고 이를 지켰다.
트럼프는 지난 8일 공개된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기 정부에 이어 2기 정부에서도 대통령 급여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확실하지 않지만)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을 제외하면 아무도 월급을 가져가지 않은 사람이 없어 놀랍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월급을 안 받는 것은) 내가 굉장히 좋은 일을 하는 것인데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앞서 첫 임기 때도 트럼프는 급여 전액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하고 그 약속을 지켰다. 취임 직후인 2017년 3월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연말에 월급을 기부할 곳을 결정하는 데 기자단이 도움을 주길 바란다"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을 인터뷰한 NBC 앵커가 "연금은 수령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아니라 답하며 "나는 왜 (좋은 일을 하고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거냐"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대통령의 급여는 헌법에 따라 의회가 결정한다. 포브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연간 40만 달러(약 5억7000만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다. 미국 대통령 급여는 2001년 이후 20년 이상 40만 달러에 고정돼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선 생활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민간 부문 최고경영자(CEO) 급여는 급증했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어렵고 까다롭고 중요한 직업인 미 대통령의 월급은 지나치게 박하다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 대통령은 본봉(本俸) 외에도 여러 수당을 지급받는다. 개인 경비를 위해 연간 5만 달러(약 7200만원), 여행 자금으로 10만 달러(약 1억 4000만원), 접대 용도로 1만9000달러(약 2700만원)를 사용할 수 있다. 또 취임하는 해에 한해 백악관 내부 시설 개조와 인테리어 등을 위해 10만 달러의 예산도 책정돼 있다.
소식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멋진 결정이다. 자랑스럽다" "대통령 급여를 거부하는 행위는 미국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려는 진정한 의지를 보여준다" "리더십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