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개장 종을 울렸다. 지난 2016년 대선 승리 이후 2020년 재선에 실패한 뒤, 4년 만인 내년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경제는 매우 강력해질 것"이라며 화려한 컴백을 예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적 중심지에서 열린 이 행사는 주식시장을 경제 정책의 성공 척도로 빈번하게 활용하는 지도자에게 큰 상징성을 지닌다"고 평가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올해의 인물' 선정을 기념해 맨해튼 뉴욕증권거래소를 찾아 미 동부시간 오전 9시30분 개장 종을 울렸다. 트럼프 당선인이 타임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은 대선에서 첫 승리한 2016년 이후 두 번째다.
이 자리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참여할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 로버트 F. 케네디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와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 등이 자리했다.
선거 유세 때 자신의 등장곡이었던 '갓 블레스 더 유에스에이'(God Bless the USA·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등장한 트럼프 당선인은 개장 종을 울리기에 앞서 진행한 연설에서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감세, 석유 생산량 확대, 물가 완화 등 대선 경제 공약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특히 후보 시절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재 21%에서 15%로 낮추고 소득세 인하, 팁·사회보장급여 면세 등을 공약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도 하지 않은 엄청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며 "여러분의 세금을 삭감하겠다. 매우 상당히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5일 미 대선 후 트럼프 당선인의 친기업·친성장 정책 기조와 규제 완화 기대감으로 증시가 급등한 '트럼프 랠리'가 펼쳐진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경제 정책에 대한 성과와 자신감을 강조해 온 트럼프 당선인에겐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가 쏟아진다. 그가 2기 행정부 경제 사령탑인 재무장관에 월가 헤지펀드 억만장자인 베센트 키 스퀘어 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 것도 시장 친화적인 인물이 주식시장 상승을 견인하고, 경제 정책을 주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는 4년 전 선거 패배에 불복했던 전임 대통령에서 지난 11월 열린 백악관 경쟁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대통령 당선인으로 분했다"며 "사업가 출신 정치인에게 수여된 이 영예는 트럼프가 놀라운 복귀를 이뤘다는 것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공개된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1월20일 취임 직후,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이뤄진 '1·6 의회 폭동' 관련자를 사면하고, 불법이민자 추방에 군대를 동원할 뜻을 밝혔다.
그는 1·6 의회 폭동 관련자 사면에 대해 "(취임) 한 시간 안에 시작할 것"이라며 "아마 첫 9분 내에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이민자 대규모 추방 시 군대를 동원할 계획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를 침략한다면 군대(동원)를 막을 수 없다"며 "난 법이 허락하는 선까지만 하겠지만, 법이 허락한다면 최대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