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마늘이 인분과 하수로 재배됐다는 주장을 펼쳐 논란이 된 미국 상원의원이 또다시 '중국 저격성 발언'을 해 중국 내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2일 중국 현지 매체 관찰자망 등에 따르면 릭 스콧 상원의원(플로리다)은 지난 10일 "중국 공산당에서 재배된 마늘이 미국 식량 안보에 상당한 위협을 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스콧 의원은 "중국에서 마늘은 인분으로 재배되고 비위생적 조건에서 수확되며 이 과정에서 노예 노동과 아동 노동이 동원된다는 보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농무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마늘을 포함한 중국산 수입 식재료 관리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필요한 조사를 할 것을 촉구했다. 또 노동부에 '아동 노동이나 강제 노동을 이용해 생산된 제품 목록'에 중국산 마늘을 포함해달라고 요청했다.
스콧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콧 의원은 이전부터 '중국산 마늘 위협론'을 퍼뜨려왔으며, 그의 주장은 중국산 식품에 대한 공포감 조성의 연장선상이라고 중국 현지 매체들은 지적했다. 중국산 마늘의 미국 수입 금지가 이뤄진다면 마늘 가격이 상승해 미국 최대 마늘 생산지인 캘리포니아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매체들은 덧붙였다.
앞서 스콧 의원은 지난해 말에도 미국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 중국산 마늘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당시 스콧 의원은 서한에서 "해외에서 재배된 마늘, 특히 중국에서 재배된 마늘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해 공중 보건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뱀파이어에 관한 서양 전설을 제외하고는 마늘에 대해 이런 근거 없는 두려움을 갖는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다"고 비꼬았다. 또 "중국은 사용되는 비료와 관개수뿐만 아니라 대기질까지 포함하는 수출 마늘 안전 기술 재배 표준을 엄격히 준수한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미국 하원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군사 기지 내 매점에서 중국산 냉장 마늘과 생마늘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한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마늘 수출국이며, 미국은 중국산 마늘의 주요 소비국 중 하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핵심 산업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먹거리 분야까지 갈등이 격화되는 조짐을 보이며 중국인들도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콧의 발언을 두고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입만 열면 헛소리"라고 했으며, 중국 누리꾼들도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