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피의자인 명태균씨와 윤 대통령 부부 등 주요 인사들과의 통화 내용이 담겨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황금폰'을 확보했다.
그동안 처남을 통해 해당 휴대전화를 버렸다거나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던 명씨가 입장을 바꿔 황금폰을 검찰에 제출하면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은 전날 명씨 측 변호인으로부터 명씨가 과거에 사용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제출받았다. 이 중 황금폰이라 불리는 휴대전화는 명씨가 2019년 9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사용한 것이다.
이 시기는 명씨를 둘러싼 주요 의혹들이 제기된 시점과 맞물린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월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창원의창) 국민의힘 공천 후보 발표가 있기 하루 전이자 윤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한 녹음 파일을 공개하며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주장했다.
이 녹음 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또 지난 3일 구속기소된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범행 시기도 포함된다.
명씨는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를 통해 870만원을 받고, A씨와 B씨에게서 당시 지방선거 공천 추천과 관련해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명씨 측은 그동안 "명씨가 지난 9월 24일 휴대전화를 처남에게 준 뒤 버렸으며 소위 황금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3일 명씨를 기소하며 증거은닉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하지만 돌연 입장을 바꿔 검찰에 휴대전화기를 제출하면서 그 배경과 내용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포렌식 작업을 통해 명씨 측이 제출한 휴대전화 안에 담긴 통화 내용과 문자메시지 등을 복원할 계획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범죄 혐의와 관련된 통화 내용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